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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왼쪽)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회에 참석해 민주당 영입인재 9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최지은(가운데) 박사를 비롯한 당 의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1.16./사진=뉴시스 |
여성이자 청년, 국제경제 전문가. 더불어민주당에 유일무이한 인물이 등장했다. 민주당의 약점이라 꼽혀온 정체성을 모두 갖춘 '종합선물세트' 최지은 박사다.
그런 그가 4·15 총선에서 부산 북강서을에 도전장을 던졌다. 부산 북강서을은 15대 총선에서 신설된 이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적 없는 '험지 중에 험지'다.
세계은행 선임이코노미스트 '탄탄대로'를 포기하고 민주당에 입당한 그는 포부가 큰 신인이다. 대학교 졸업 이후 15년 가까이 전세계를 넘나들며 생활한 탓에 고리타분한 틀에 얽매여 사고하지도 않는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에서 그는 "국회의 생산성을 제고하는 법안을 1호로 내놓을 것"이라며 "못하는 국회의원은 월급을 삭감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통일문제에 있어서도 그는 보다 유연한 관점으로 접근한다. 민족이 아닌 경제적 측면에서 통일의 필요성을 풀어낸다.
최 박사는 "통일비용이 많이 든다는 생각 때문에 국민의 반대가 있는 것 같다"며 "북한문제를 개발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북한을 개발해 장기적으로 통일에 나선다면 우리나라에도 오히려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박사는 민주당으로부터 영입제안을 받았던 당시를 설명하며 한국사회의 뿌리 깊은 정치혐오를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선 'Great opportunity for you(좋은 기회구나)'라며 자랑스럽다는 말을 들었는데 한국에선 '더러운 데 왜 가냐'고 묻더라"라며 "이처럼 정치에 대한 불신이 크지만 저부터 국회 생산성을 높이고 다양한 집단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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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최지은 박사/사진=홍봉진 기자 |
다음은 민주당 영입인재 최지은 박사와의 일문일답.
-국제기구 근무할 당시 주위로부터 들은 별명이 있다면.
▶'불도저'란 별명이 있는데 한국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수식어라고 하더라. (웃음) 그래서 다른 별명을 생각해봤는데 해결사란 뜻의 '픽서(Fixer)'로 불렸다.
문제가 있을 때 말보단 행동으로 실속 있는 성과를 낸다는 의미다.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며 팀을 관리할 때 '동양적 리더십'이란 칭찬과 함께 많이 들었던 별명이다. 문제가 생기면 저를 불러내 해결을 요청한 적이 많았다.
-전세계를 떠돌며 근무하다 어떻게 민주당 영입인재로 한국에 돌아오게 된 건가.
▶지난해 11월 세계은행에서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민주당에서 전화가 왔다. 한국에서 한 번 만나자고 하더라. 처음엔 모르는 사람들이 대뜸 만나자고 하니까 "제가 어딜 가요? 전화로 하세요"라고 대답했다. (웃음) 그렇게 영입제안을 받았고 처음엔 고사했지만 2~3주 연락을 지속하며 결국 마음을 굳혀 입당 전날 부랴부랴 한국에 왔다. 급하게 들어오느라 미국에서 이사를 못 해서 입당 이후에 다시 미국에 돌아가 정리를 마치기도 했다.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란 '탄탄대로'를 내려놓기까지 고심이 많았을 것 같다.
▶처음엔 정치가 제 길일지에 대해 생각이 많았다. 정치라는 건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대변해야 하는 자리이므로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다.
또 개인적으론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생활한지 13~14년이 됐는데 다시 한국에 들어가 잘 살 수 있을지 걱정도 됐다. 하지만 한반도 통일경제에 기여하고 싶단 마음이 커 결국 민주당을 선택했다.
-영입인재에 대해 '당내 경험이 부족하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본인만의 강점은.
▶저는 야구를 좋아하는데 야구는 팀스포츠다. 포수, 외야수, 투수 등이 있고 각자 역할이 다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에서도 당내 경험이 많은 분도 있고, 영입인재만의 전문성을 가진 분도 있다.
모두가 함께 좋은 팀을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저의 경우 국제개발 관련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국가의 산업정책을 숙지하고 있고 구소련 체제전환 국가에서도 5년 넘게 일하며 수많은 협상을 경험했다. 한반도 통일경제를 만드는 데 있어 '실무협상가'로서의 자질을 십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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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영입인재 9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최지은 박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1.16./사진=뉴시스 |
-국회 입성한다면 1호 법안으로 추진하고 싶은 게 있나.
▶국회부터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국회의원 중간평가를 통해 국회 생산성을 제고하는 법안을 내고 싶다. 법안통과율은 물론이고 얼마나 중요한 법안인지 등을 수치화해 평가했으면 좋겠다.
이를 바탕으로 잘하는 국회의원에겐 보너스를 주고, 못하는 국회의원에겐 월급을 삭감하는 등의 페널티를 주면 좋겠다. 또 여야 이견이 없는 비쟁점 법안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한반도 평화경제 관련해서 그리고 있는 목표가 있다면.
▶저는 북한문제를 개발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북한의 경제수준이 높아진다면 굳이 통일이 아니더라도 두 나라가 따로 살면서 평화롭게 왕래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본다.
오히려 이런 접근방식에서 장기적으로 통일이 이뤄지고 북핵 문제와 같은 정치외교적 사안도 더 잘 풀릴 수 있다. 전 남북한 평화경제에 필요한 연구를 진행하거나 동북아 철도 건설을 위한 기금을 준비하는 국제기구를 만들어 우리나라에 유치하는 큰 목표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가장 큰 주주가 돼 선도적 역할을 하는 미래를 꿈꾼다.
-현재 중단된 남북교류사업 등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현재 미국 주도로 대북제재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러한 틀을 유지하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지금보단 꽤 있다. 인도적 지원이나 남북 철도 연구조사 같은 분야 등은 대북제재의 대상이 아니지 않냐. 그런 일은 지금부터 할 수 있다. 어서 시작해야 한다.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과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치혐오가 심하다. 영입제안을 받았다고 털어놨을 때 미국에선 "정말 좋은 기회"라며 축하해줬는데 한국에선 "더러운 데 왜 가냐"는 소리를 들었다. 이처럼 정치에 대한 불신이 큰데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국회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또 국회가 다양한 세대를 대표해야 한다. 미국에서 한국 정치 뉴스를 보면 느낀 게, 중년남성들만 회의에 참여한다. 청년이나 여성 등 과소대표 된 집단을 제도적으로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청년이 정치에 도전하고 싶어도 선거비용 때문에 제약이 생긴다. 저도 20대였다면 선거비용을 내지 못 했을 것이다. 이런 부분부터 변화가 필요하다.
-포용성장이나 혁신성장 분야 전문가로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
▶아프리카개발은행과 세계은행에서 11년 동안 산업정책이나 무역통상 등을 담당했다. 포용성장은 세계은행이 가장 먼저 시작했고, 혁신성장의 경우에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산업정책에서 주로 논의되는 주제라 제가 전문분야다. 제가 박사논문으로 일반적 생산성에 관한 논문을 썼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수준이나 서비스 노동자의 생산성이 높지만 기득권의 생산성이 눈에 띄게 낮다. 기득권의 생산성을 한층 높여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입당 당시 "조국을 위해 젊음을 쓰겠다"고 말할 정도로 포부가 커보인다.
▶국제기구에서 일하면서 한국에 대해 자부심이 많았다. 한국은 원조를 받다가 주는 나라로 성장했다. 개발도상국에서 한국은 희망적 존재다. 자랑스러운 제 조국인 한국에 왔으니 기득권의 생산성 향상, 청년·여성 등의 소수자 대변, 한반도 통일경제 준비 등의 일을 하나씩 차근차근 시작하고 싶다.
-국회 입성해도 초선으로서 한계를 느낄 수 있다.
▶정치인은 마음이 단단해야 하는 것 같다. 막스 베버가 '직업으로서의 정치'라는 책에서 "정치인은 균형감각과 열정을 가지고 두꺼운 널빤지를 뚫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인내심을 가지고 해나가려고 한다. 또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굉장히 좋아한다. 노 대통령이 하신 말씀 중에 정치는 잔꾀를 부리는 게 아니라 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정치인으로서 자질이 어때야 하는지 최근에 많이 고민하며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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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코노미스트 최지은 박사/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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