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 몇명 살릴려다 '정치인생' 끝날까봐"…기로에 선 안철수

[the300][300소정이]

4·15 총선을 앞두고 정치를 재개한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이 선택지 앞에 섰다. 독자 완주, 선거 연대 등 선택지는 많지 않다. 안 위원장은 거대 양당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독자 노선을 밟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안철수계 의원들 사이에서 반문연대 합류 요구가 나오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21일 안철수계 이동섭 의원이 통합당에 입당키로 하는 등 내부 전열이 흔들린다. 선거 전술은커녕 국민의당을 만들기도 전에 당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안철수 국민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힘빠진 안철수 파워…'양자 대결' 원하는 안철수계

안철수계 의원 7명(권은희·김삼화·김수민·김중로·이동섭·이태규·신용현 의원) 중 ‘이탈자’가 나왔다. 권 의원을 제외한 비례대표 6명 의원은 바른미래당에서 제명을 통해 무소속으로 ‘자유의 몸’이 됐다. 그러나 국민의당 대신 통합당행을 고심 중이다.

김중로 의원은 전날 미래통합당에 입당했다. 김 의원은 세종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동섭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엄중한 심정으로 미래통합당에 입당한다”며 “수많은 고뇌와 고통 섞인 고민의 시간을 가진 끝에, 미래통합당 입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철수계 의원들의 통합당 합류와 관련해선 “국민의당과 통합·연대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그 사이에서) 역할이 주어진다면 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과 이날 오찬을 한 뒤 결단을 내렸다. 이 의원은 “안 위원장이 아무리 어려울 때도 의리를 지키며 함께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더 큰 위기 앞에서 모두가 뭉칠 때”라고 밝혔다. 

이 의원을 비롯한 김삼화·김수민·신용현 등 의원들은 지난 19일 안 전 대표와 만찬에서 “총선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려면 반문재인의 기치 아래 야권이 단일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며 통합당과의 연대(통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계 의원들이 통합당과 힘을 합쳐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의미다. 

비례대표 의원들이 지역구에 출마해 재선하려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양자 대결’ 구도가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 안 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의당만으로는 지역구에서 ‘생환’이 어렵다. 

국민의당의 힘, 지지율 등이 4년전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무엇보다 ‘안철수 파워’가 예전 같지 않다. 

‘통합’을 원한다고 해서 가능한 것은 아니다. 통합당 내 공천 작업이 진행중인 만큼 안철수계 의원들이 중간에 합류할 경우 지역구 조정이 필요하다. 통합에 따른 외연 확대 효과를 얻으려면 공천 지분 다툼 등 갈등도 극복해야 한다. 이때문에 ‘통합’보다 ‘선거 연대’가 현실적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안철수 국민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실용적 중도의 길 가겠다"…포기 못하는 안철수

하지만 안 위원장은 통합이나 연대 대신 ‘마이 웨이’ 쪽이다. 통합당과 선거 연대 요구도 사실상 거절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창준위 회의에서 “사즉생의 각오로 기득권 정치의 높고 두터운 벽을 뚫어보겠다. 외롭고 힘들지라도 국민께 약속한 그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창당을 앞두고 일부 의원들 거취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 (일부 의원들이) 반문 선거연대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며 “문재인 정권 폭정을 막자는 반문연대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안타깝지만 현실적 상황과 판단에 따른 한 분, 한 분의 개인적 선택과 결정을 존중한다”며 “어떤 길을 가시든 응원하고, 다시 개혁의 큰 길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은희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선거연대와 관련 “원외위원장을 중심으로 현실적 고민이 있다는 것을 (안 위원장에게) 전달했다”며 “하지만 선거연대를 고민할 시기가 아니라는데 모두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이 독자 행보에 무게를 싣는 것은 향후 대권 구상과 맞물린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혹 선거연대나 통합 등을 통해 세력이 생존하더라도 ‘중도’와 ‘새정치’라는 브랜드 가치가 희석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안 위원장이 보수와 합치면 자기 식구 몇명은 살리겠지만 결국 국민들에게 설득력이 떨어져 길게보면 본인의 정치생명은 끝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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