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주민증 이름 ‘태구민’ 승부…"北 형제자매 구원"

[the300]선거법상 민증 이름 공개 불가피…개명신청 했지만 빨라도 5월 지나야 가능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2.16/뉴스1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제21대 총선에 한국 주민등록증상의 이름인 ‘태구민’으로 출마한다. 

태구민이란 이름은 탈북 후 한국 국민으로 등록할 때 북한의 테러위협을 피하기 위해 만들었다. 북한의 형제자매를 구원해보겠다는 의미를 담아 구원할 ‘구’(救)자에 백성 ‘민’(民)자를 썼다.

태 전 공사는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총선 출마로 신변에 위협이 생길 수도 있지만 북한에 자유민주주의를 알리기 위해 주민등록 이름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저는 한국에서 태영호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저의 주민등록 이름은 태구민, 생년월일도 실제는 1962년 7월 25일 태어났지만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은 다른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총선을 계기로 제 원래 이름과 생년월일을 되찾으려고 개명을 신청했는데 법원에서 3개월 이상 걸린다고 통보해왔다”며 “결국 총선전에는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결국 주민등록증 이름으로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변보호를 우려하는 목소리에는 “지금까지도 정부가 잘 보호해줬고, 앞으로도 정부를 믿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태 전 공사는 24시간 경찰의 보호를 받는 최고 수위(가급)의 경호를 받아왔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경호인력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본인의 출마가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거나 국민세금이 투입되는 경호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일각의 부정적 시각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관련 질문에 "한국의 헌법으로 볼 때 제가 선거에 출마하는게 남북관계와 안보환경을 해친다고 보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경호 문제에는 "제가 직접 밝힐 입장이 아니다. 정부 쪽에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 자리에 함께 한 김세연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은 "태 전 공사는 우리와 같은 국민이고 대한민국 국민은 특별한 법적 하자가 없는 한 누구나 피선거권을 가진다"며 "탈북과정에서 특수한 여건 때문에 (국가가) 신변보호를 했지만 이것이 출마에 제약이 되는 것은 헌법가치에 철저하게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총선에 나서게 된 계기는 북한에 자유민주주의를 알리고 싶어서라고 거듭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16일은 북한에서는 김정일의 생일, 4월 15일(총선일)은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태어난 날"이라며 "김일성 생일에 북한 주민들이 저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은 자유선거로 국회의원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서 선거라고 하면 선거당일날 줄을 서서 선거장으로 들어가 선거표를 찬성함통에 넣고 나온 기억밖에 없다"며 "북한의 선거구는 687개이므로 의원수도 687명, 북한은 유일정당제이므로 한국처럼 비례대표도 없다"고 소개헀다.

태 전 공사는 "지금 북한 엘리트들조차 민주주의 선거가 어떻게 치르는지 전혀 모른다. 이런 과정을 북한 주민들이 제대로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며 "북한 주민들이 선거를 다룬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는데 지금까지 제가 본 총선 관련 한국 드라마들은 민주주의 선거절차보다는, 음모적인 방법으로 짜고 금품을 살포하고 부정선거에 걸려들어 감옥에 가고 뭐 이런 부정적인 모습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대한민국 총선에 무관심했던 북한지도부와 해외에 있는 저의 외교관 동료들과 해외에 있는 수만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매일 매일 대한민국의 선거와 대의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과정을 낱낱이 살펴보면서 자유민주주의를 학습하는 중요한 계기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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