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이 남자가 사는 법…"2선 후퇴? 난 모른다"

[the300]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2.12/뉴스1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의 3당 합당 추진이 위기를 맞았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선 후퇴를 거부하면서다.

3당 합당을 추진하는 의원들은 새로운 지도체제 출범을 원하기 때문에 손 대표가 끝까지 버티면 합당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손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3당 통합하고 손학규 거취하고 무슨 상관인가. 통합이 당 대표 물러 나라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2선 후퇴' 요구에 "나는 그런 거는 모르겠다. 2선 후퇴 안 한다"고 단언했다.

자신이 대표를 맡아야 하는 이유로는 '미래세대와 통합'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세대교체를 (청년 정치세력 등과) 통합을 통해 이루고자 했는데 당 사정이 대안신당, 평화당과 당 통합을 먼저 하는게 좋겠다 해서 병행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제조건으로 세대교체 통합의 완수를 내걸었다. 손 대표는 "저는 분명히 말했다. 3당 통합 후 세대교체 통합이 이뤄질 때까지 제가 책임지겠다. 그 세대교체 통합이 이뤄지는 순간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그렇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지난해 4월 보궐선거 참패 이후 10개월 이상 계속된 당내 사퇴 요구에 줄곧 전제조건을 달며 버텨왔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 10% 달성 안되면 사퇴'를 내걸었으나 정작 추석이 다가오자 당이 내홍으로 정상적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지율 약속은 지킬 수가 없었다는 이유로 사퇴를 거부했다.

이후 '안철수 전 의원이 돌아오면 내려놓겠다'고도 했지만 안 전 의원이 귀국해 사퇴를 요구하자 거부했다. 이런 과정에서 정작 창당 주역인 유승민 의원도 안철수 전 의원도 모두 당을 떠났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세대교체 통합이라는 사퇴의 전제조건 역시 대표직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바른미래당 핵심 관계자는 "3당 합당에서 손 대표의 거취가 핵심인데 손 대표는 내려놓을 의지가 없다"며 "합당이 무산되면 또 다시 의원들의 연쇄 탈당이 벌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3당 통합을 논의 중인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추진위원장과 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 박주현 평화당 통합추진특별위원장 등은 17일까지 조건없는 통합에 합의했다.

통합 후에는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 대표가 대표직을 고수하면 통합이 어려워진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시도당 사무처장 월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2.11/뉴스1

그러나 손 대표는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결코 물러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노욕'이라는 온갖 비난과 모욕에도 자신이 버텨온 이유를 거대양당 위주의 구도를 타파하는 정치개혁의 열망으로 설명해왔다.

손 대표는 이날도 "(통합으로) 3당 지도부가 후퇴하고 그렇게 해서 무엇을 하겠다는 거냐. 단순히 통합, 지역주의 정당으로 통합되면 그 지역에 나오는 몇몇분은 도움될지 모르나 바른미래당 자체, 우리나라의 정치개혁은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안팎의 여론은 싸늘하다. 바른미래당 한 의원은 "당의 자산 100억원과 곧 받게 될 선거보조금 등을 의식하는 것 같다"며 "여기서 물러나면 정치인생이 완전히 끝난다는 위기감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3당 통합 논의에서는 21일 통합 전당대회를 연뒤 28일 이후 새로운 지도부를 세운다는데 뜻을 모았다.

박주현 위원장은 머니투데이 더(the)300과 통화에서 "대안신당에서는 21일부터 임시지도부를 만들지 않으면 참여 못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28일 이후에 새로운 리더십으로 연결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라고 말했다.

결국 손 대표가 물러나는 게 확정되지 않으면 통합은 불투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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