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조한다"던 靑, 강한 불쾌감…10일 압수수색 어땠길래

[the300]고민정 "압수대상 특정 안해" vs 검찰 "적법하게 특정했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4일 오후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한 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이 수거한 자료를 차량에 싣고 있다. 2020.01.04. bbs@newsis.com
검찰이 안될 것을 알면서 압수수색에 나선 걸까. 청와대가 협조하지 않은 것일까. 

청와대는 지난 10일 서울중앙지검이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 압수수색을 시도한 데 대해 "실현되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보여주기식 수사’를 벌인 것"이라며 "강한 유감"이라고 밝혔다. 반면 검찰은 청와대가 협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밤 검찰 고위직 인사 이후 청와대와 검찰이 수사방식을 둘러싸고 다시 충돌한 것이다. 

검찰은 울산시장 선거 관련성을 찾기 위해 자치발전비서관실(옛 균형발전비서관실) 압수수색을 요구했다. 청와대의 특성상 검찰 인력이 청와대 경내에 진입하는 게 아니라, 특정 자료를 요구하면 청와대가 제공하는 임의제출 방식이 유력했다. 종전 압수수색도 임의제출 방식으로 진행했고 청와대는 협조해 왔다는 입장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그러나 검찰측이 철수한 뒤 "오늘 검찰이 가져온 압수수색 영장은 압수 대상이 특정되지 않았다. 임의제출할 자료를 찾을 수 없는 영장"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보였다. 

靑 "가능한 절차였다면 협조했을 것"

고 대변인은 "어떤 자료를 압수하겠다는 것인지 단 한 가지도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고 자치발전비서관실에 있는 ‘범죄자료 일체’ 취지로 압수 대상을 기재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능한 절차를 시도하지 않은 채, 한 번도 허용된 적이 없는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가능한 절차'란 형사소송법에 있는 "공무소 조회 절차"를 말한다. 

고 대변인은 "수사를 위한 강제처분은 원칙적으로 필요최소한도의 범위에 그쳐야 하고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특히 공무소의 자료가 수사에 필요할 경우 공무소 조회 절차를 통해서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 199조 제2항)"고 말했다. 이어 "공무소에 대해서는 가급적 강제처분을 자제하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공무소란 공적업무를 하는 기관을 뜻한다. 

고 대변인은 "따라서 검찰이 공무소조회 절차를 통해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했다면 청와대는 종래 임의제출 방식으로 협조해왔던 것처럼 가능한 범위에서 자료를 제출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檢 "압수 장소 및 물건 적법하게 특정"

검찰은 이에 대해 "이날 압수수색 영장은 법원에서 '압수할 장소 및 물건'을 적법하게 특정해 발부한 영장"이라며 "동일한 내용의 영장에 기초해 어제(9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정상적으로 실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반면 고민정 대변인은 "검찰은 임의제출 방식으로도 협조하기 어려운 압수수색 영장을 가져온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의 영장에 대해 청와대와 검찰 시각이 다른 셈이다. 

고 대변인은 "기본적으로 청와대는 국가보안시설에 해당하기 때문에 형사소송법상 압수수색이 불가능하며 이를 허용한 전례도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임의제출 방식으로 성실히 협조해 왔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검찰 측은 특별한 자료를 압수하지 못한 채 철수했다. 청와대-법무부-여권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은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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