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3법' 법사위 통과…본회의 '막차' 탔다

[the300](상보)정보통신망법·개인정보법·신용정보법 오후 2시 본회의 상정 예고…채이배 반발 의견 이어져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지난해 12월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빅데이터 활용의 법적 근거가 될 '데이터 3법'이 9일 본회의 의결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데이터 3법에 해당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개인정보보호법(개인정보법) 개정안,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신용정보법) 개정안 등 3건을 차례로 의결했다.

당초 이들 법은 지난해 11월29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올랐으나 통과에 발목이 잡혔다. 개인정보법과 신용정보법 의결이 시도됐지만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의 반대로 전체회의에 계류됐다. 당시 정보통신망법은 소관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돼 법사위까지 오지도 못했다.

약 40여일 사이 국회가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쟁점 법안을 놓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데이터 3법 처리가 해를 넘겼다. 과방위가 정보통신망법을 통과시켜 법사위에 보내자 지난해 12월9일에도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려고 했다. 하지만 새 원내대표를 맞이하고 첫 의원총회를 연 자유한국당과 의사일정 합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당시 법사위 개의 자체가 불발됐다.

다만 이날도 위기가 있었다. 비교적 쟁점이 적었던 정보통신망법이 먼저 법사위에서 가결되고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곧바로 개인정보법 가결도 선포했다. 그러나 데이터 3법의 가명정보 처리시 실명정보 식별 가능성을 더 보완해야 한다며 채 의원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반발했다.

채 의원은 "가명처리 정보도 개인정보 보호 대상인데 실명정보를 갖고 있는 정보 처리자가 보통 가명정보를 같이 갖고 있다"며 "그 경우 최초 정보 처리자는 가명정보를 실명 정보로 다시 전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채 의원은 또 의료정보 이용과 관련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의료법과 개인정보법 중 무엇이 우선 적용되는지에 국회에서는 의료법이라고 했는데 밖에서는 다른 말을 하고 다닌다"며 "명시적 규정이 없어서 이대로 법이 통과되면 의료 정보같은 민감한 인권 관련 정보를 기업들이 가명 정보로 얼마든지 활용해 유통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 의원은 그러면서 이미 가결이 선포된 개인정보법을 법안심사 2소위로 보내고 아직 의결 직전인 신용정보법은 아예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로 반려시키자고 주장했다. 채 의원은 "신용정보법은 민병두 정무위원장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며 "체계 자구 심사를 하면서 취지와 다른 법문이 만들어지면 안 된다. 이 자리에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채 의원뿐 아니라 당초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개인정보법 심사에 참여했던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일부 우려를 나타냈다. 이 의원은 "개인정보법은 유럽연합(EU)의 GDPR(개인정보보호규정) 기준에 맞춰야 EU와 (데이터) 교역이 가능한 수준인데 채 의원 말대로 미흡한 점은 있다"며 "EU 적정성 평가를 통과해야 개인정보 역외 이전이 가능한데 충분한 조건을 개정안이 갖췄는지는 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진 장관은 개인정보법과 관련 "재식별 자체가 금지돼 있고 재식별 처리라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별도 중앙 기관으로 설립되니까 혹시 부족한 것은 거기서 더 강화하면 된다. 데이터 연구를 더 발전시키고 사회를 발전시키자는 것이라 법 통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원 대안신당(가칭) 의원과 장제원 한국당 의원 등은 채 의원이 발언을 이어가는 데 반발했다. 특히 박 의원은 "법안 통과 전에 이견을 말했어야지 이미 가결된 법안 아니냐"며 "토론이 무의미하다. 의결이 됐고 이견이 있으면 개정안을 내는 것이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여 위원장도 의결 절차를 완료했다. 여 위원장은 "채 의원의 이의 제기가 의미 있지만 오늘 법사위에 오른 법안들은 정말 시급하다고 장관들이 말해준 극소수 법안들이라 다시 소위원회로 보내는 것이 어렵다"며 신용정보법 가결까지 최종 선포했다.

이날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들은 여야가 합의해 이날 오후 2시 열기로 한 본회의에 상정된다. 데이터 3법이 20대 국회 '막차'를 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본회의는 사실상 20대 국회에서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마지막 본회의가 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