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에 '어수선 법사위'…與 "165만 노인 '기초연금' 어쩌나"

[the300]'연금 3법', 가습기법 등 163건 법사위 미상정…9일 '검경수사권 정국' 재개, 이날 법사위 '시계제로'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어르신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상임위원회 통과 법안을 뭉개면서 ‘민생’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당장 올해부터 확대 지급돼야 할 기초연금부터 차질이 불가피하다. 법사위의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진 때문이다. 

여야 대치 정국에서 법사위원장과 제 1 야당 간사가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협상 파트너가 사라진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8일 국회에 따르면 각 상임위를 통과해 법사위로 회부됐으나 아직 상정조차 되지 않은 법안은 모두 163건이다. 기초연금법·국민연금법·장애인연금법 개정안 등 ‘연금 3법’이 대표적이다. 기초연금법 개정안은 만 65세 이상에게 30만원씩 지급되는 기초연금 대상을 현행 소득 하위 20%에서 40%까지 확대하는 법안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소관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 문턱을 넘었지만 법사위 문턱에 걸려있다. 법안 처리가 안되면 1월분 지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만 65세 이상 중 소득 하위 20~40%에 해당하는 약 165만명이 불이익을 받게 된다. 

올해 시행을 목표로 했던 장애인연금법·국민연금법 개정안도 법사위에 계류된 상황이다. 장애인연금법 개정안은 중위소득 50% 이하인 차상위계층과 주거·교육급여 수급자에 대한 연금 지급액을 매달 25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다.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농·어업인에 대한 보험료 지원 사업 기간을 애초 올해 말에서 2024년 12월31일까지 5년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농산물 수입 개방 등에 따른 농·어업인 보호를 위한 것인데, 이 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이들은 매달 약 4만원의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가습기특별법) 개정안도 멈춰섰다. 피해 입증에 대한 책임 상당 부분을 소비자가 아닌 가해 기업에 부여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달 전체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미세먼지법) 개정안도 같은 상황이다. 이 법안은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차량 2부제’ 등이 시행되는 ‘미세먼지 시즌제(계절관리제)’의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게다가 ‘법사위 공백’이란 변수를 간과할 수 없다. 여상규 법사위원장과 법사위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이 내년 총선에 불출마 선언한 상황이어서 여권에선 당분간 법사위 여야 간사 간 협상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등 일명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둘러싼 대립 정국도 변수다. 민주당은 오는 9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이들 법안을 일괄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날 오전 법사위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여야가 격돌할 경우 파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국당 소속 법사위원장과 간사가 잇달아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총선을 앞두고 우리가 급하게 됐다”며 “대한노인회 등 관련 단체에게 법안 미처리로 기초연금이 미지급될 우려가 높다는 점을 호소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이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세먼지 특별법 개정안과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특별법 개정안 등을 안건으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환경소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하소연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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