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통제 의지 드러낸 추미애…가족 의혹엔 단호한 대처

[the300](종합)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판사 출신' 여상규, 추미애 옹호 발언에 '이목'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추다르크'가 검찰 개혁 청사진 윤곽을 드러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3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민주적 통제가 결여된 검찰권 행사에 대해 헌법·법령에 주어진 권한을 제대로 행사해 지휘·감독해 나가겠다"며 검찰을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 검찰이 정부 통제를 벗어나 독자적인 수사를 하는 일이 없도록 조직을 장악하겠다는 의지가 묻어났다.

추 후보자는 야당이 제기한 가족 관련 의혹엔 "가족 신상털기는 적절치 않다"며 단호히 대응했다. 다만 청문회가 다소 긴장된 듯 두 다리를 스카프로 묶어 고정하고 답변하거나 답변 도중 손을 떠는 모습도 보였다.

◇"검찰 신뢰, 조직 재편으로…민주적 통제를"

추 후보자는 장관 임명 후 조직 재편을 하겠다는 계획을 시사했다. 추 후보자는 "검찰에 대한 국민 신뢰가 실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으로 조직 재편 등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 후보자는 검찰의 독자적인 수사로 불공정성이 유발된다는 지적에 이를 통제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단순히 인사나 감찰 권한을 넘어 법무부가 검찰에 대해 수사 지휘 권한까지 행사해 나가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추 후보자는 또 "검찰이 중립성을 요구받는다는 것은 견제받지 않는 중립의 의미가 아니라 정치 권력으로부터의 중립이다"며 "검찰을 아무도 못 건드리는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이해하면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조직을 위한 중립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중립이어야 한다"며 "검찰 중립성 취지와 제도의 취지를 잘 이해하고 조직적으로 잘 훈련된 조직이 되도록 철저히 지휘·감독하겠다"고 말했다.

◇피의사실 '입단속' 의지도

추 후보자는 수사 과정에서 피의사실이 유출되는 행위와 관련해 수사 검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 또한 예고했다.

추 후보자는 "피의사실 공표나 형사사건 공개 금지 원칙이 수사하는 검사가 차담(茶談)의 형식을 빌려 기자들에게 피의 사실을 흘리거나 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게 수사와 공보가 엄격히 분리되도록 금지령을 만들어 당연히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 감사를 통해 확인되면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수사 검사의 피의사실 유출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와 여권이 검찰을 향해 '의도적인 피의사실 유출'이라며 불만을 제기해왔던 문제다.

추 후보자는 "피의사실 공표는 형사사건 공개 금지의 원칙에 따라 당연히 시행돼야 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특정인이나 특정 사건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 현장에서 당연히 시행돼야 한다. 그렇게 되도록 지휘·감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가족 의혹에 "후보자 본인 얘기만 해달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이날 청문회에서는 과거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추 후보자의 배우자 서성환 변호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사건이 다시 쟁점으로 부활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출판비 1억원'의 행방에 대해 야당 의원들로부터 증빙하라는 추궁이 이어졌다. 추 후보자는 "자기앞수표로 받아 기부했다"고 해명했다.

이 1억원은 추 후보자가 2004년 총선 낙선 이후 도서 출판을 위해 지불했다 계약 파기로 돌려받은 돈으로 알려져 있다. 추 후보자는 "제가 기부한 단체 확인을 최근에 했다"며 한국심장재단과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각 5000만원씩 기부했다고 답했다. 증빙을 위한 야당 의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에도 응하겠다고 했다.

야당은 추 후보자의 아들의 군 복무 중 휴가 사용에 추 후보자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추 후보자는 아들이 무릎 수술 후 처치를 위해 병가를 얻은 것이라며 "외압을 쓸 일도 없고 쓰지도 않았다"고 전면 부인했다.

추 후보자는 "의원들에게 간곡히 요청드린다. 청문회는 후보자 본인에 대해서만 도덕성과 능력, 전문성 등 청문회 취지에 맞는 질문만 하면 된다"며 "가족 신상털기는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긴장한 추미애…감싸 돈 '판사 선배' 여상규

추 후보자는 청문회 초반 '당 대표 출신 5선 의원'의 아우라를 풍겼다. 청문 대상자로는 이례적으로 선서 후 일일이 여야 의원들 자리로 가 웃으며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다만 실제 질의에 들어가자 다소 긴장한 모습도 나타났다. 답변 중 메모장을 만지는 손이 파르르 떨렸다. 책상 밑 두 다리를 스카프로 굳게 묶어 고정한 모습이 취재진에게 포착되기도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손수건으로 다리를 묶은 채 답변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이날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초반부터 강렬하기도 했다. 질의 전부터 배우자의 정치자금법 의혹을 증빙할 자료 제출 요구 등이 쏟아졌다.

이 가운데 판사 출신 여상규 법사위원장의 행보가 이목을 끌었다. 한국당 소속인 여 위원장은 오히려 추 후보자를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다. 여 위원장은 장제원 등 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를 중재하다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여 위원장은 사법시험 20회 사법연수원 10기로 사법시험 24회 출신인 추 후보자보다 판사 선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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