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병 셧다운' 위기 넘었다…대체복무 병역법 국회통과

[the300]가까스로 연내 입법 완료, 법적 공백 우려 해소

선거제 개편안과 검찰개혁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로 인해 한 달이 가까이 발목 잡혀있던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역 신설 관련 병역법이 27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병역법 개정안과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처리했다. 병역종류에 '대체역'을 추가하고 교도소 등 교정시설에서 36개월 동안 합숙 복무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대체복무제 관련 입법은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6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 방안을 규정하지 않은 현행 병역법 5조 1항(병역종류 조항)과 관련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정부와 국회의 후속 조치로 추진됐다.

당시 헌재는 관련 입법 작업을 오는 31일까지 마무리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2020년 1월 1일부터는 병역법 5조 1항이 효력을 잃는다. 연내 대체복무 입법이 완료되지 않았다면 ‘징병업무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었다.

병역법 5조 1항에는 현역과 예비역, 보충역 등의 개념이 명시돼 있다. 징병검사를 통해 병역종류를 판정해야하는 병무청으로서는 해당 조항의 효력이 사라지면 징병업무 자체가 불가능하다. 병역 거부자를 처벌할 수도, 대체복무를 시킬 수도 없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22일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해 대체복무 관련 법안이 연내 처리되지 않을 경우 발생할 문제점을 점검했다. 정 장관은 “병역 대상자들의 학업·진로 등에 심각한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관계자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국가안보 멈춘다”…한국당, 병역법 등에 필리버스터 철회

【서울=뉴시스】병무청은 브로커를 끼고 고의로 청력을 마비시켜 병역법을 위반한 8명과 이들의 병역 면제를 도운 3명 등 11명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병원주차장에 주차한 차량 안에서 자전거 경음기나 응원용 에어 혼을 귀에 대고 작동시켰다. 일정시간 큰 소리의 경고음을 듣고 일시적으로 귀가 먹먹해진 상태에서 장애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사진은 병역기피자들이 일시적인 청각 마비에 사용한 도구. 2019.03.19. (사진=병무청 제공) photo@newsis.com
국회 내에서도 안보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지난 24일 “징병검사 중단이 징집 절차 중단으로 이어지면 매월 2만여 명의 병력이 입영하지 못하게 된다. 국가안보가 멈춘다”며 조속한 법안처리를 촉구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29일 본회의에 상정될 199개 안건 모두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신청했다가 병역법 등 일부 시급한 법안에 대해서는 26일 필리버스터를 철회했다.

국회의 대체복무 입법이 완료됨에 따라 앞으로 병역 거부자들은 병무청의 ‘대체역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대체역에 편입된다. 심사위는 법조인·정신건강의학 전문의·심리학자·철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29명으로 구성된다.

법안에는 처벌 규정도 마련됐다. 대체역 편입을 위해 거짓 서류를 제출하거나 거짓 진술을 할 경우엔 1~5년의 징역, 공무원·의사·변호사·종교인 등이 누군가를 대체역으로 편입시키기 위해 가짜 확인서를 발급하면 1~10년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36개월 교정시설 근무’ 방식의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해서는 2024년까지 대략 1240억90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지난 9월 대체복무 관련 국회 공청회에서 이같이 추산한 비용 추계서를 제출했다.

국방부는 향후 6년간 △대체복무자 보수지급 총 402억원 △합숙복무에 따른 여비·급식비 지급 등 생활비용 218억7000만원 △건강보험료 부담금 지급 11억5000만원 △증축·개보수 등 시설개선비(자산취득비 포함) 608억70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