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상공 집결 美 정찰기, 무엇을·어떻게 들여다보나

[the300][서동욱의 더(the) 밀리터리]현존 최강 정찰기 '글로벌호크'까지 정찰비행

항공기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민간 트위터 계정 '에어크래프트 스폿'이 지난 11일 미국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가 한반도 상공에서 정찰비행을 하고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 이미지 = 에어크래프트 트위터 캡처
미국 정찰기들이 최근 한반도 상공에 모여들고 있다. 항공기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민간 트위터 계정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미군 지상감시정찰기인 E-8C(조인트 스타즈)가 한반도 상공에서 정찰비행을 했다.

북미 간 '말 폭탄'이 본격화된 이달 들어 정찰비행은 연일 포착된다. 12월 2·3·4·6·9·11·12·13일에는 E-8C 외에도 전자파 등을 수집하는 통신 감청기 RC-135(리벳 조인트) 계열 정찰기들이 연달아 모습을 드러냈다.

이밖에 미사일 발사 전후에 방출되는 전자파와 핵실험 때 검출되는 방사선 신호를 잡아내는 EP-3E(아리스), 북한 전역 감시가 가능한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글로벌호크), 잠수함 탐색임무를 하는 초계기인 P-3C(오라이언)도 날아왔다. 사실상 미국 최신예 정찰기 대부분이 출격한 것이다.

◇무엇을 보나=잇단 정찰 비행은 '대북 압박용'이라는 분석이 많다.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 시한으로 통보한 '연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최첨단 전력을 한반도 상공에 투사해 다른 생각을 못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미군 정찰기들이 민간에 포착되는 것은 의도적으로 위치식별장치를 켜 놓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하지만 정찰기들의 면면이나 비행 횟수를 보면 단순히 압박 의도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위치식별장치를 꺼 놓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공개된 것보다 더 많은 정찰기들이 정보 수집활동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북한이 지난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고체연료 연소시험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 뒤에는 현존 최강 정찰기인 글로벌호크가 나섰다.

고체연료는 액체보다 발사 준비시간이 대폭 줄어든다. 그만큼 탐지와 대응이 어렵다. 미리 연료가 충전된 미사일을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장착하고 원하는 발사 장소로 이동해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정찰 범위는 훨씬 더 넓어진다. 이 때문에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생산 관련 시설인 평양 산음동 미사일 종합연구단지 주변의 움직임을 샅샅이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2017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 RQ-4 글로벌호크 고고도 무인정찰기가 전시돼 있는 모습 / 사진 = 뉴스1
◇얼마나 볼 수 있나=백악관은 지난 10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수괴 알바그다니 체포작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이 상황실에 모여 앉아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 이후 사진이 연출됐다는 논란도 있었지만 미국의 정찰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미국 정보능력의 핵심은 키홀(Key Hole)로 불리는 정찰위성이다. 미 국가정찰국(NRO)가 운용하는 이 위성은 초고해상도 카메라로 지상의 자동차 번호판이나 사람 얼굴까지 식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홀과 같은 궤도 위성의 감시 공백은 지상 20km 높이에서 비행하는 U-2나 글로벌호크가 담당한다.

우리나라도 도입이 예정돼 있는 글로벌호크는 20km 상공에서 지상 30cm 크기의 물체를 선명하게 식별할 수 있다. 탐지 범위는 북한 면적보다 넒은 14만㎢을 최대 36시간 감시할 수 있다. 미 정찰기들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글로벌호크가 가장 높은 곳에서 들여다 보고 조인트스타즈·리벳조인트·아리스 등이 미사일 관련 시설의 움직임과 통신상황·레이더 전파를 빠짐없이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민간 안보기관 관계자는 "미국 정찰자산은 북한의 핵과 ICBM 시설뿐 아니라 서로 다른 사거리의 미사일을 축선별로 배치해 놓은 현황까지 이잡듯 들여다보고 있다"며 "연료의 종류나 발사대 사용 여부에 관계없이 미사일 발사 징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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