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민식이법 결론 낸 국회 법사위…형량 어떻게 정했나

[the300]'국회 법사위 검토보고' 검토해보니…강훈식안에 '어린이 피해', 이명수안에 '운전자 책임' 구체화

편집자주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민식이법에 대한 논란이 과잉처벌, 악법 주장에 이어 보수·진보간 진영대결과 이념논쟁으로까지 확산됐다. 법안 내용을 정확히 이해해 어린이 교통안전을 어떻게 강화해야 할지에 대한 후속 논의가 필요한 자리에 처벌에 대한 두려움과 입법 과정에 대한 아쉬움이 자리잡았다. 민식이법을 낳기까지 우리가 무엇을 놓쳤기에 이런 논란이 일어나는 것일까.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 내 어린이 교통사고 형량을 강화한 일명 ‘민식이법’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을 두고 논란이 잇따른다. 어린이 안전 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형량 강화는 불가피하다는 주장과 민식이법의 형량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주장이 부딪친다.

이 가운데 국회를 최종 통과한 민식이법을 만든 법제사법위원회가 어떤 판단으로 최종안을 만들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등록된 민식이법(특가법) 검토보고서와 심사보고서에 따르면 법사위는 지난 11월 심의 과정에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안과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 대표발의안을 합쳐 최종안을 만들었다.

◇두 개의 원안…‘강훈식 안’과 ‘이명수 안’ = 강 의원과 이 의원은 지난 10월11일과 15일 나흘 차이로 각각 특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두 안은 모두 충남 아산에서 발생한 고(故) 김민식군이 스쿨존 내 교통사고를 계기로 발의됐다. 이 의원은 충남 아산시 갑, 강 의원은 충남 아산시 을로 지역구를 맞대고 있다. 두 법안 모두 스쿨존 내 사고에 대한 형량 강화를 주장했지만 대상과 내용이 좀 달랐다.

‘강훈식 안’은 교통사고 ‘12대 중과실’ 중 어린이 보호구역 내 안전 운전 의무를 위반해서 사망 사고가 나면 가해자에게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 징역으로 가중처벌하게 하는 내용이다. ‘12대 중과실’ 교통사고 자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자는 주장까지 담겼다.

‘이명수 안’은 스쿨존 내 자동차 교통으로 인해서 어린이를 다치게만 해도 처벌하는 내용으로 사망 사고에는 3년 이상 징역, 상해에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했다.

◇전문위원 분석은= 전상수 법사위 수석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에서 이들 안을 병합하면서 처벌 대상과 처벌이 이뤄지는 상황을 구체화했다. 대신 ‘이명수 안’이 사망사고뿐 아니라 상해사고까지 다루고 있어서 처벌 대상 교통사고 범위는 ‘이명수 안’을 따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제안했다. 

전 수석전문위원은 일단 ‘강훈식 안’에 대해서선 피해자 범위를 ‘어린이’로 좁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 수석전문위원은 “어린이보호구역은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하기 지정된 구역”이라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11호에서도 어린이보호구역 내 어린이에 대한 상해 사고를 ‘12대 중과실’로 규정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이명수 안’에 대해선 “처벌 대상을 ‘운전자’로 명시하지 않고 있고 행위를 ‘자동차의 교통으로 인해’라고 규정해서 ‘과실’이나 ‘주의 의무 위반’을 요건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처벌 대상이 지나치게 확대돼서 운전자 책임주의에 반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었다.

이같은 지적들은 최종안에서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해야 할 의무를 위반해 어린이(13세 미만)에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의 죄를 범한 경우‘라는 문구로 정리됐다.

강훈식 안에 담겼던 ‘12대 중과실’ 모두에 가중처벌하는 방안은 검토보고 끝에 최종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전 수석전문위원은 “입법 취지는 타당하나 중과실 유형·사고 경위에 따라 죄질이 다양함에도 일률적으로 무기 또는 3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할 경우 구체적 타당성이 결여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검토보고에 따르면 법무부도 이같은 전 수석전문위원 지적에 모두 동의했다. 법무부는 “현행 교통사고처리특례법과의 체계를 고려할 때 (어린이 안전에 유의해 운행해야 한다는) 도로교통법 제12조제3항을 위반하거나 12대 중과실과 경합 시에만 가중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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