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선 창, 불안한 방패…짧은 휴전 후 곧 격돌할 여의도

[the300]민주당, '4+1' 선거법 단일안 합의하면 바로 본회의…한국당, '결사저지' 천명하지만 통과 못 막아

(서울=뉴스1) 이종덕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어제 예산안 처리라는 국민의 명령을 집행했다"며, "예산안처리는 잘못한 선례 남기지 않기위한 불가피한 결단이었다"고 말했다.2019.12.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밀어붙이는 여당과 사활을 걸고 막겠다는 야당이 끝장 승부를 계속한다. 창과 방패의 싸움에서 승기는 창이 잡았다. 정면으로 맞붙으면 방패는 뚫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방패를 든 야당은 심판마저 여당편이라고 성토한다.

11일 국회는 불안한 휴전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밤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강력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산안을 강행처리 했지만 이날은 본회의를 열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고 문희상 국회의장도 소집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예산안을 가결한 '4+1'(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평화당+대안신당) 연합을 바탕으로 선거제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패스트트랙 법안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날도 4+1 실무협의를 열어 선거법 개정안 논의를 계속하는 등 단일안 마련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했다. 공수처와 검경수사권조정안 등에는 대부분 합의를 이뤘고 선거제만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250(지역구)+50(비례대표)'에 연동율 50%로 하되 비례 50명 중 절반에만 이를 적용하는 방안을 거론하지만 군소정당들이 반대한다.

민주당은 합의안이 도출되는 대로 본회의를 열 것으로 보인다. 전날 처리하지 못했던 나머지 예산안 부수법안들을 우선 처리하고 선거법부터 상정하는 식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본회의가 열리는 대로 선거법, 검찰개혁법을 비롯한 처리 못한 민생법안, 예산안 부수법안을 일괄 상정할 것"이라며 "또박또박 직진하겠다"고 말했다.

본회의는 늦어도 13일에는 열릴 전망이다. 한국당은 결사저지를 천명했다. 이날 황교안 대표는 규탄대회를 열고 "목숨 걸고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일단 방패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다. 하지만 유효기간이 짧다. 

이날부터 시작한 임시국회 회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본회의가 열리면 3~4일 정도로 짧게 의결될 가능성이 높다. 전날 확인됐듯이 여당이 의결정족수를 확보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회기 결정의 안건 자체에 필리버스터를 하는 방법도 제기됐지만 불가능하다는 해석도 있는 터라 문 의장이 제동을 걸 수 있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9.12.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선거법에 필리버스터를 해도 날짜가 지나 회기가 바뀌면 선거법은 표결처리 해야 한다. 이때 한국당의 두 번째 방패는 '무한 수정안 제출'이다. 수정안을 내면 이를 먼저 표결해야 하는 규정을 이용한 사실상 또 다른 필리버스터다. 선거법에 대한 수정안을 글자 한 두 개만 바꿔 수천, 수만 개를 계속 제출하면 4+1 합의안의 표결을 저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 역시 실제 효과는 불분명하다. 정상적 방법은 아니기 때문에 문 의장이 제지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당 한 중진 의원은 "예산안 처리에서 수정안에 대한 제안토론마저 의장이 막았다"며 "의장이 이미 여당 편을 들고 있다고 판단돼 어떤 대책을 내놔도 통할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사정이 이러니 한국당 내에서조차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이 모두 통과된 이후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물론 민주당은 협상의 여지 자체는 열어두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대화의 문을 끝까지 닫지는 않겠다. 실낱같은 합의 가능성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동형 비례제와 공수처라는 대전제 자체를 한국당이 반대하고 있고 이를 뒤집기는 어려워 협상 가능성은 매우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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