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vs 1' 아닌 '3.5+1 vs 1.5' 다툰 예산…고차방정식 지속

[the300]쪼개진 바른미래당+선거제 앞 다시 뭉친 평화·대안신당…패스트트랙 영향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1회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에서 2020년도 예산안이 상정 의결된 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발언대 주변에 모여 '날치기' 피켓을 들고 "세금도둑"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국회가 10일 2020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난 표결 결과가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구도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1’로 이름 붙은 연합체와 자유한국당간 대결로 비쳐지지만 엄밀히 따지면 ‘3.5+1’ vs ‘1+0.5’의 구도다. 

국회는 전날 밤 본회의에서 161명이 참석한 가운데 156명의 찬성으로 예산안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반대가 3명, 기권이 2명이었다.

이날 통과한 예산안 수정안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향후 국회 구도가 나뉘는 양상이 나타난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한 수정안의 발의자는 이 원내대표를 포함해 162명이다. 이들 중 일부가 불참한 대신 이름에 올리지 않은 일부 의원들이 본회의에 참석해 반대나 기권표를 던졌다.

따라서 이들 162명이 사실상 남은 20대 국회 내 ‘여권’으로 구도를 굳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회의를 통과한 예산 수정안은 그동안 민주당이 주축이 돼 구성한 이른바 ‘4+1 협의체’의 논의를 토대로 발의됐다. 4+1은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4개 정당과 아직 정당 형태가 아닌 ‘대안신당’ 소속의 무소속 의원들을 일컫는다.

다만 공동 발의자의 구체적 인적 구성을 보면 ‘4+1’보다는 ‘3.5+1’에 가깝다. 정확히 반절로 분열된 채 같은 명패를 달고 한 지붕에 있는 바른미래당 때문이다.

‘4+1 협의체’에는 바른미래당 당권파만 참여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을 주축으로 한 10명의 의원들이다. 여기에 바른미래당 당적만 갖고 평화당·대안신당 활동을 하거나 정당 활동은 하지 않는 비례대표 의원 4명이 참여했다. 

바른미래당 현원이 28명이고 이들이 13명, 비당권파가 15명이다. 바른미래당의 절반(0.5) 정도만 민주당과 뜻을 함께한 것이다.

민주당 129명과 바른미래당 소속 13명 외에도 △정의당 6명 △평화당 4명 △대안신당 7명이 4+1을 구성한다. 여기에 민주당 계열로 분류되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손혜원 의원, 평화당에 있다가 탈당한 김경진·이용주 의원, 국민의당 해산 이후 당적을 가지지 않은 이용호 의원 등이 수정안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표결 결과도 비슷한 그림이었다. 국회법상 의결정족수는 148석이었다. 중립이 필요한 문 의장을 빼면 민주당 129명과 손 의원을 합쳐도 18명이 모자랐다.

민주당이 ‘3.5+1’의 결속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바른미래당이 분열되기 전까지는 민주당이 28명의 교섭단체인 바른미래당과 협상만 잘 해도 충분히 의석수를 채울 수 있었다. 이제는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라는 공통 분모로 엮인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정의당·평화당·대안신당이 빠지면 민주당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입법은 없다.

이에비해 ‘범야권’은 ‘1.5’ 구도로 자리잡히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 108명에 바른미래당의 절반(비당권파 15명)이 합친 그림이다. ‘3.5+1’에 비하면 의석수가 한참 모자르다. 이마저도 향후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의 창당 일정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 

‘유승민계(바른정당계)’ 7명은 이미 ‘변화와 혁신(변혁)’이라는 가칭으로 창당준비위원회를 꾸리고 분당을 준비 중이다. 반면 비례대표 의원들 중심인 ‘안철수계(국민의당계)’ 의원들은 지역구 의원인 권은희 의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창당 발기인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비례대표라 기존 당적을 버리고 탈당할 경우 국회의원 직위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이 크다.

실제 국민의당계 의원 중 4명(김중로·이동섭·이태규·신용현 의원)은 전날 본회의에도 참석해 반대나 기권 의사를 나타냈다. 변혁과 개별 행동을 하는 양상이다. 변혁 의원들은 단 한 명도 본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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