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로켓맨"에 北 "늙다리의 망령"…'시한' 목전 신경전 고조

[the300]최선희 "계획된 도발이면 매우 위험한 도전"…수위조절 흔적도

【평양=AP/뉴시스】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9일 담화를 통해 "9월 하순께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최 부상은 미국에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들고나올 것을 요구했다. 사진은 최선희 부상이 2016년 6월 23일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 밖에서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모습. 2019.09.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지칭한데 대해 북한이 연달아 대미 경고를 쏟아 냈다. 북미간 신경전 속에서도 수위조절 흔적이 엿보인다. 

◇최선희 "트럼프 발언, 실언이면 다행이지만 계획된 도발이면 매우 위험한 도전"=북한은 5일 대미협상 책임자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로 "며칠 전 나토수뇌자회의(나토정상회의) 기간에 다시 등장한 대조선무력사용이라는 표현은 국제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우리가 더욱더 기분 나쁜 것은 공화국의 최고 존엄에 대해 정중성을 잃고 감히 비유법을 망탕 쓴 것"이라고 했다. 

이 '기분 나쁜 비유법'이란 트럼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나토정상회의 기간 기자회견에서 "그(김정은)는 분명히 로켓들을 쏘는 것을 좋아한다"며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 부른 걸 의미한다. 이 표현은 2017년 북미간 긴장이 고조됐을 때 트럼프가 조롱하는 의미를 담아 김정은 위원장에게 썼던 표현이다. 트럼프는 같은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무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기를 바라지만, 사용해야 한다면 사용할 것"이라고도 했다. 

최 제1부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사용 발언과 비유호칭이 즉흥적으로 불쑥 튀여나온 실언이였다면 다행이겠지만 의도적으로 우리를 겨냥한 계획된 도발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며 "바로 2년 전 대양 건너 설전이 오가던 때를 연상시키는 표현들을 의도적으로 다시 등장시키는 것이라면 그것은 매우 위험한 도전으로 될 것"이라 경고했다.

이어 "우리는 무력사용과 비유호칭이 다시 등장하는가를 지켜볼 것"이라며 "만약 그러한 표현들이 다시 등장하여 우리에 대한 미국의 계산된 도발이였다는것이 재확인될 경우 우리 역시 미국에 대한 맞대응 폭언을 시작할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위기일발의 시기에 의도적으로 또다시 대결분위기를 증폭시키는 발언과 표현을 쓴다면 정말로 늙다리의 망녕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 진단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국무위원장(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하여 아직 그 어떤 표현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를 방문했다고 4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19.12.04. photo@newsis.com

◇북한 이례적 군 총참모장 담화…미국도 입장 변화 기류 아직은 없어=
북미간 이 같은 신경전은 북한이 설정한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이 다가오며 고조되고 있다. 지난 10월5일 스톡홀름 북미실무협상 결렬 후 북미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새로운 길'로 선회를 시사하고 있지만 미국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다.

최 제1부상의 담화 발표 전날(4일) 북한은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 명의 담화로 "만약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그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 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한다"고 밝혔다. 또 "무력 사용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데 대하여 매우 실망하게 된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 소식(트럼프 대통령의 군사력 발언)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고 했다. 

총참모장은 우리의 합참의장 격인데, 북한에서 군 차원 대미 경고 담화가 나온 건 북미 대화 국면이 시작된 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 담화가 의미심장하다는 해석으로 이어졌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 재단의 마이클 매든 연구원은 5일(현지시간) CNN에 북한이 총참모장 명의로 성명을 낸 경우가 드문데다, 김 위원장이 말을 타고 백두산을 방문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 함께 공개된 걸로 봐 이 성명에 무게가 실린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강경노선으로 선회를 암시하고 있지만, 미국도 입장을 바꿀 기미가 없다. 하이노 클링크 미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총참모장 담화 후인 4일(현지시간) 한 강연에서 “(대북) 군사적 옵션은 결코 철회된 적이 없다”며 “군사력은 억지력으로 기여하기 위해 존재하고 안정화를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양측이 아직은 수위조절을 하고 있는 모습도 엿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력'을 언급하면서도 "나와 김 위원장의 관계는 매우 좋다"며 북미협상 동력이었던 정상간 관계를 다시 거론했다. 최 제1부상의 이날 담화도 "실언이었다면 다행"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아직 그 어떤 표현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유(로켓맨)에 대한 입장을 내면서도 상황악화는 피하려는 수위조절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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