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정부 안보부처 '코드 맞추기'의 위험

[the300][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창린도(북한)=뉴시스]조선중앙TV는 지난 11월 25일 촬영 날짜 미상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의 창린도 방어대를 현지 지도했다고 밝혔다. / 사진 = 뉴시스

#1 "정부는 동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습니다. - 11월 7일 통일부 브리핑"
#2 "북한의 해안포 사격훈련은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으로 군사적 고조행위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합니다. - 11월 25일 국방부 브리핑"


지난달 북한과 관련한 2건의 주요 이슈에 대해 통일부와 국방부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통일부가 발표한 북한주민 북송 사실은 국회에 출석한 청와대 관계자의 휴대폰 메시지가 우리 언론에 포착된 이후에 이뤄졌고 국방부 발표는 북측 관영매체 보도 이후에 나왔다.

언론에 관련 사진이 포착되지 않고, 북한 매체가 해당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면 두 사안 모두 남북 당국자들만이 알 수 있는 '비사'로 묻혔을 가능성이 크다. 북송사건은 은폐 의혹이, 해안포 사건은 뒷북 대응을 했다는 논란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안포 사격과 관련해 국방부는 '(공개할 경우) 정보탐지 자산이 드러난다'며 북한의 포 사격훈련에 대한 개략적인 내용조차 밝히지 않다가 비판이 일자 하루 만에 음원 포착 날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군의 한 당국자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할 능력을 갖고 있는지를 놓고 애매한 발언을 내놔 논란을 촉발 시킨 바 있다. 여론 추이를 지켜보며 자신들의 입맛대로 공개 수위나 발언 내용을 조절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상황이 이렇자 북한 군사위협 축소 기조에 대한 '코드 맞추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들은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사안을 구태여 공개할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북 관련 사안에 대한 '선별적 공개'는 명확한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북한주민 북송이나 해안포 사격, 북한 미사일에 대한 평가를 국민에게 공개한다고 해서 우리 대북 정찰능력이나 군의 준비태세 등 안보능력이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과정이나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했을 때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을 피할 수 있다.

다른 어떤 정부 부처보다 안보 관련 부서의 코드 맞추기는 더 위험하다. 판단 착오나 정책 실패가 초래할 위협이 국민과 국가 안위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 국방부는 "힘을 통한 평화'를 안보전략으로 내세운다. 대북 관련 정보를 지금처럼 선별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이러한 안보전략에 부합하는 것인지 당국자들이 고민해보길 바란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