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대 사용설명서]거리 대신 도서관…非운동권을 정치로 이끈 '부채의식'

[the300][86세대 사용설명서]변호사·공무원 등 전문가 집단 19·20대 국회 한 발 늦은 정계입문

60년대에 태어났고 80년대 학번을 가졌다. 하지만 소위 '운동권'은 아니다. 최근 정치권을 흔들고 있는 '86세대 책임론'에 갸웃거린다. 다른 '운동권 86세대' 들과 비교할 때 정치적 수혜나 과실을 움켜쥔 적이 없다고 생각해서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조사에 따르면, 20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중 60년대생으로 80년대 학번을 단 이들은 57%(73명)에 달했다. 여당 의원 절반 이상이 이른바 '86그룹'에 속한다. 이들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45명이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이나 대학교 총학생회장 등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다.

나머지 28명의 의원은 같은 시절, 다른 시대를 살았다. 사회적 경험치가 다르다. 행정고시를 패스한 관료, 사법고시를 통한 검사·변호사 또는 당직이나 개인사업, 시민단체 등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우선 법조계 출신이 많다. 법조계 출신 인사가 많다. 3선 정성호(변호사)의원을 비롯해 민홍철(군 판사)·안호영(변호사)·금태섭(검사)·송기헌(검사)의원은 스스로 80년대 당시 '도서관 파'로 부른다. 

적극적 '운동권'은 아니었지만 친소관계를 이어오던 사업가 출신 박정·김병욱·박찬대 의원과 연구원출신 홍익표·안민석·정춘숙 의원, 공무원 생활을 접고 민주당으로 온 김정우·고용진의원도 사실상 '비운동권 86세대'로 구분된다.

최근 불출마선언을 한 표창원 의원은 경찰대 교수를, 박경미 의원도 충북대 수학과 교수를 역임하다 민주당에 들어온 '학구파'다. 

또 민주당계 당료에서 중진 의원까지 성장한 사례가 조정식(4선)·안규백(3선) 의원이다. 20대 국회에 처음 배지를 단 송옥주·유동수 의원도 나이로는 '86세대'에 속한다. 

이들은 비록 거리에서 돌을 던지며 민주화 투쟁에 앞장서지 않았지만 세대를 함께 살았다는 정서적 공감대만큼은 있다고 주장한다. 

홍익표 의원은 "총학생회 활동을 한 건 안니지만 소위 '운동권' 친구들과 교류가 없던 것도 아니었다"며 "결국 정치와 사회의 진보를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일종의 '부채의식'이 뒤늦게나마 나를 정치권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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