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확장재정 기조로 편성한 513조5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할 국회에서 사업 성과를 높이는 국가 R&D(연구개발) 예산, 지속가능한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등 지출혁신에 대한 요구가 쏟아졌다.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예산정책처·경제재정연구포럼 주최 '2020년도 예산안 토론회'에선 예산을 심사할 국회 관계자들이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할 정부 관계자들에게 이같은 요구사항들을 전하며 철저한 심사를 다짐했다.

김일권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실장은 국가 R&D 사업 예산과 관련, "정부는 단순히 예산액을 늘리는데 그치지 말고 사업의 성과를 높이고 상용화 등 산학연 연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혁신해 나갈 것인지 국회 심의과정에서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고 정부에 당부했다.

김 실장은 "생활 SOC 예산은 최근 3년간 연평균 집행률 70% 미만인 사업이 33.3%에 달한다는 점에서 집행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며 "내년에 구축할 생활 SOC 시설들은 지속가능한 운영 방안에 대해 면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 의원들은 확장재정과 재정건정성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전해철 의원은 "확장재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많은 분들이 인정하고 있다"며 "적기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경기침체, 세수감소, 재정건전성 악화라는 악순환에 빠질 염려가 있어 선제적 대응을 통해 적극재정, 경제성장, 세수증대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간사 이종배 의원은 "내년도 예산은 최대 적자부채 발행, 재정수입 감소, 통합재정수지 적자 전환 등 3대 경제지표에 경고등을 켠다"며 "우리는 빚이 많아지면 원화가치가 하락하는 현상도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간사 지상욱 의원은 "재정확대가 소비, 투자, 수출 등에 투입돼 낙수효과를 누릴 수 있는 선순환경제에 해당하는 투자라면 일정 부분 인정하지만 향후에도 빚을 내야하는 효과, 반성, 미래가 없는 '3무(無) 예산'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안일환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확장재정 기조 예산 편성에 대해 "최근 이자율이 꾸준히 낮아지는 상황에선 재정정책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며 "재정확대는 총수요를 늘리는 것도 있지만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선별적 투자를 잘 하면 공급 측면을 확대시켜 경제성장 등 긍정적 확산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