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 방위사업청사에서 7일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내놓은 ‘한국의 미국산 첨단무기 구매 약속’ 발언을 놓고 야당의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국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방사청 국감에서 청 조직개편 문제와 방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4차 산업혁명 등 대체적으로 정책국감에 집중했다. 청와대의 무기사업 개입과 북한의 드론 공격에 대비에 대해선 야당이 강한 목소리를 냈다.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무기구매와 관련해 언론 브리핑을 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정부의 지난 10년간 구매내역을 이야기하면서 앞으로 3년간의 구매계획도 설명했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국군안보지원사령부에서 F-35A 사업과 장보고 잠수함 도입 사업 관련해 심층 진단해 보고했다고 하는데 방사청장은 보고받은 바 있느냐”고 물었다. 왕정홍 방사청장은 “보고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

백 의원이 또 “방위력 개선사업추진 체계를 보면 김현종 2차장이 관여할 수 있는 절차가 있느냐”고 물었다. 왕 청장은 “김 2차장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에 백 의원은 “정부조직법에도 없는 역할을 (김 2차장이) 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황영철 의원은 해군작전헬기 2차 사업이 AW-159(와일드캣) 단수입찰에서 미국 록히드마틴의 시호크(MH-60R)와 경쟁입찰로 바뀐 경위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황 의원은 “경쟁입찰 전환은 문 대통령의 방미 전 결정됐다. 결정 과정에 정치적 고려가 있었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그 시점 전후로 미국산 무기 구매가 새로 결정된 사안들이 있었을 것이란 합리적 추론을 하게 한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국방력이 자주성을 잃어선 안 된다. 정무적인 고려가 없었다고 하지만 방사청이 패싱 당하고 청와대가 정무적으로 판단해 탑다운 식으로 내려오는 것이라면 대한민국의 무기구매는 대단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방사청이 지난 5년 간 민간로펌에 수십억원의 수임료를 들여 20여건의 소송을 진행하고도 단 한 건도 승소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방사청은 총 301건(피소239건)의 소송을 진행, 이 중 소송을 위임한 사건은 총 126건으로 변호사 수임료만 70억원이 넘는다. 126건의 위임 소송 중 정부법무공단에 105건(11억원)의 소송을 위임하고 21건(60억원)은 민간로펌에 맡겼다.

최 의원은 “승소율 0%라는 것은 질 것을 알면서도 소송을 맡겼다는 것”이라며 “지는 소송을 고액으로 했다는 것은 사전 중재나 협상 같은 노력을 전제하지 않고 그냥 소송을 했다고 해석된다. 일종의 유사 갑질 비슷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