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기술자립' 현장서 깨알지시…"日 수출규제 오히려 기회"

【김포=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경기 김포시 부품·소재기업인 (주)에스비비테크를 방문해 생산 제품을 살펴보며 브리핑 듣고 있다. 2019.08.07. pak7130@newsis.com

"지금 (일본의) 수출 규제 때문에 어려움이 있는데, SBB테크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겠습니다."(문재인 대통령)

"맞습니다. 우리가 완벽하게 국산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류재완 SBB테크 대표이사)

문재인 대통령은 7일 경기 김포에 위치한 SBB테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은 대화를 나누며 '극일'(克日)의 의지와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SBB테크는 반도체 장비, LCD(액정표시장비), 로봇 등 정밀제어에 필요한 감속기와 베어링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감속기의 핵심 부품인 베어링은 일본의 전략물자에 해당한다.

문 대통령은 현장에서 발언을 쏟아내며 '기술 자립'을 강조했다. 공식적인 마무리 발언 이후에도 "R&D(연구개발)는 부품 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쪽에 배분이 되도록 해달라. 품질검증을 공적으로 공인해주는 제도와 시설도 마련돼야 한다"며 '깨알 지시'를 내릴 정도였다.

문 대통령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R&D 지출을 따지면 대한민국이 세계1위다. R&D를 좀 더 중소기업쪽으로 더 많이 배분해야 한다"며 "병역특례의 경우도, 병역 자원 때문에 전체적으로 늘릴 수는 없을 것이다. 가급적 중소기업 쪽에 많이 배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품질검증의 공적 공인제도의 마련을 언급하면서는 "중소기업들이 열심히 새로운 기술, 제품을 만들어 내도 수요쪽인 대기업에 납품·공급되는 게, 연결되는 게 어렵다. 이게 잘 안 되니까, 부품 개발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기업들을 열심히 제품을 개발하고, (품질의) 공적인 인정을 받으면, 대기업은 그것을 믿고 구매를 할 수 있다"며 "그런 부분들까지 좀 챙겨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들이) 기술을 개발 하더라도 국내에서 판매처를 확보하지 못해서 고전하는 일이 많았는데 이번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 후 우리 제품으로 대체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길게 보고 우리 산업 생태계를 바꾸는 기회로 삼아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의 부당성은 반드시 따져야 될 문제지만, 이와 별개로 국민들과 기업들은 반드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서 우리 경제와 산업을 더 키워낼 것이라 믿는다"고 힘을 줬다.

문 대통령은 "기술력이 한 나라를 먹여살린다. 제조업의 경쟁력이 더 커져야만 우리 경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임진왜란 때 일본이 탐을 냈던 것도 우리의 도예가와 도공이었다고 한다. 우리가 식민지와 전쟁을 겪으면서도 우리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도 기술력"이라고 설명했다.

류재완 대표는 "지난 50년 간 일본 기업이 거의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던 그런 제품을 각고의 노력 끝에, 10년 정도의 시간을 소요해서 (개발을) 해냈다"며 "일본 제품을 따라가는 수준이었지만 앞으로는 능가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일본과 지난한 싸움이 될 것인데, 앞으로 이겨나갈 것이라고 지금 장담한다"고 언급했다.

SBB테크의 나영준 차장은 "아직은 일본 선도업체 벽이 높다"면서도 "국내 부품 기업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임진규 차장은 "일본과 직접 경쟁하다보니 인력과 자원이 부족해 어려움이 있다"며 "정부에서 많은 부분들을 지원해주고 협조해준다면 우리 중소기업 제품들이 충분히 품질·단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도 단기대책부터 중장기대책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 정부가 할 것은 지원"이라며 "대기업을 포함한 우리 기업들이 국산 부품 소재 구입과 공동개발, 원천 기술 도입 등 상생의 노력을 해줄 때 우리 기술력도 성장하고 기업들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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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기술자립' 현장서 깨알지시…"日 수출규제 오히려 기회"

[the300]중소기업에 R&D 배분 확대, 품질 공인제도 등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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