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덕후' 이재명…정책보다 재판이 돋보인 1년

[the300][런치리포트][지방선거1년-①수도권 시도지사]이재명 경기지사, '공약력' 좋은 평가 받았지만 각종 송사로 1년 보내

편집자주전국 17개 광역, 226개 기초 자치단체는 '잘살기' 위해 경쟁한다. 중앙정부는 전국이 모두 고르게 잘살도록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시장, 도지사, 군수, 구청장들은 저마다의 정책으로 주민들이 더 잘살게 하려 애쓴다. 나아가 대통령과 같은 더 큰 리더가 되는 꿈도 꾼다. 6·13 지방선거 1년을 맞아 전국 주요 시도지사들이 지난 1년간 '잘살았는지' 그들의 공약 이행 노력과 리더십 등을 통해 살펴봤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6월13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56.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자유한국당 소속의 현역 경기도지사였던 남경필 후보(35.5%)를 큰 표차로 제치며 16년 만에 경기도에 민주당의 깃발을 꽂았다. 

◇‘정책덕후’ 이재명…공약은 ‘넘버원’= 선거 기간 중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을 내걸었던 이 지사는 선거 직후 한국매니페스토평가단이 발표한 공약실천계획서 평가에서 최고등급을 획득하며 정책역량을 드러냈다. 총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특별시, 광주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 전라북도, 경상북도 등도 같은 등급을 받았다. 

이 지사는 민선 7기 공약실천계획서에서 △도민이 주인인 경기도 △삶의 기본을 보장하는 경기도 △혁신경제가 넘치는 경기도 △깨끗한 환경, 편리한 교통, 살고 싶은 경기도 △안전하고 즐거운 경기도 등 5대 목표, 365개 실천과제를 담았다. 당시 평가단은 이 지사의 공약에 대해 도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실천과제로 구성됐다는 점을 강점으로 평가했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독특한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시켜 높은 호응을 끌어낸 이 지사답게 이행 가능성에 있어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평가다. 지난해 3월 이 지사가 성남시장 퇴임을 앞두고 밝힌 바로는 초선 시절인 민선 5기 공약이행률은 96.0%, 재선 시절인 민선 6기 이행률은 94.1%였다. 

◇논란에 출렁이는 지지도=높은 득표율로 당선됐고 공약의 구성과 실행력에 있어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유독 직무수행에 대한 지지는 낮았다. 차츰 올라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에서는 중위권 수준이다. 

이 지사는 지방선거 당선 직후인 지난해 7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시도 주민 8500명(광역 시도별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발표한 월간 광역자치단체 평가에서 민선 7기 광역단체장 중 직무 긍정평가 29.2%를 기록했다. 17명 가운데 최하위였다. 

당선 당시 득표율 56.4%과 같은 조사에서 나온 경기도민들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 71.5%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다. 이는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혜경궁 김씨 논란, 형수 욕설 녹취록 공개, 친형 고(故) 이재선씨 강제입원 논란, 김부선씨 스캔들 등 숱한 악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선거때야 민주당의 승리를 원하는 당원들과 국민들이 민주당 후보인 이 지사에게 힘을 모아줬다”며 “임기 초반 낮은 지지율은 이 지사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들이 모아진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지사가 연루된 각종 논란이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되거나,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지지도도 점차 회복세를 보인다. 이 지사는 지난해 9월 조사에서 12위(45.3%)를 기록하며 중위권에 오른 뒤 45%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최근 조사인 올해 5월 조사에서도 44.9%로 12위를 기록했다. 

◇‘높은 인지도’ 무기이지만…그 내용은=현역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인지도만 놓고 보면 ‘톱’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등을 앞선다. 그가 끊임없이 차기 대권 후보로 평가받는 이유다. 경기지사 당선은 인지도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하는 계기가 됐다. 

문제는 경기지사 당선 이후 높아진 인지도가 정책수행에서 온 것이 아니란 점이다. 성남시장 시절에는 ‘청년배당’ 등 파격적인 정책으로 이목을 끌었다. 무상복지 등 각종 정책 수행 과정에서 생긴 중앙정부와의 갈등도 이 지사의 인지도 상승에 영향을 줬다. 하지만 지사가 된 뒤엔 각종 송사로 언론에 얼굴을 내비쳤다.

각종 송사는 도정 장악에도 영향을 끼친다. 한 경기도 관계자는 “재판 일정이 잡히는 것에 맞춰 미리 계획된 도정 일정을 바꿔야 하는 등 애로사항이 상당히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1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판결을 받은 만큼 높은 인지도의 내용을 ‘긍정 평가’로 바꿔내는 것은 그의 숙제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확실한 자기 지지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인지도만 높은 것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며 “재판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 지사의 장기인 정책을 통해 지지기반을 확실히 마련하는 것이 과제 ”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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