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청문회 '10시간 공방'…유방암→황교안 →파행(종합2보)

[the300]윤한홍 '유방암 수술' 질의에 朴 "전립선암 수술 받았냐고 물으면 어떻겠냐"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2019.3.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영선의 43번째 청문회가 10시간만에 막을 내렸다. 이번엔 '공격'이 아니라 '수비'였다.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박 후보자는 '기싸움'과 '수싸움'에 밀리지 않는 가운데 최저임금이나 혁신벤처 등 정책 현안에 대해서도 뚜렷한 입장을 밝혔다.

4선인 박 후보자는 지난 15년간 국회의원을 하며 42차례의 청문회에서 고위공직자 후보들을 검증하면서 강력한 공격력으로 '청문회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날 박 후보자는 '창' 못지않은 '방패'로 인사청문회에 임했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자료제출이 미흡하다며 문제제기하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저녁 8시쯤 국회 정론관에서 '내로남불, 위선자의 대명사가 된 박영선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겠다'며 '자진사퇴하기 바란다'는 성명서를 낭독한 뒤 청문회장에 나타나지 않고 '보이콧'을 선언했다. 남겨진 청문일정은 파행으로 끝났다.

◇최저임금, 지자체별로 결정하는 게 좋겠다…동결수준도 가능= 박 후보자는 최저임금 결정구조에 대해 "정부가 전적으로 안고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정부는 최저선만 정하고 지방자치단체별로 결정되는 것이 옳다"는 소신을 밝혔다. 또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는 수준으로도 갈 수도 있다"며 속도 조절 필요성도 언급했다.

박 후보자는 "최저임금 인상은 경제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속도를 유연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면서 "여야 의원의 의견을 수렴해야겠지만 경제 상황이 심각해지면 최저임금이 동결에 가까운 수준으로 갈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또 중소기업 자금난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혀온 약속어음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박 후보자는 "약속어음은 궁극적으로 폐지돼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갑자기 폐지하면, 영세한 기업들에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에 폐지 예고기간을 주고 연착륙을 하는 방법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기부 장관에 취임하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시간대별 계획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후보자는 중기부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간 자발적 상생협력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상생협력은 경제구조를 바꾸는 첫 걸음이며, 재벌개혁도 결국 상생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이종덕 기자 = 정우택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의 자료제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2019.3.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료제출 요구에 '유방암vs전립선암' 공방=한편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전 박 후보자의 자료 미제출 문제로 여야가 날선 공방을 벌이며 오전 한때 1시간 이상 파행했다. 한국당 의원은 자료제출이 미비해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무리한 제출 요구를 하지말고 정책검증을 해야 한다고 맞섰다.

특히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면질의를 통해 '유방암수술을 받은 일정' 자료를 제출요구한 것과 관련, 박 후보자는 국무위원 후보자의 자격을 검증해야 하는 인사청문 자리인 만큼 "질문하려면 다른 방법으로 했어야 한다. 이걸 보면 여성에 대한 섹슈얼 허레스먼트(성희롱)라고 생각한다"고 강경하게 맞섰다.

윤 의원이 "예약 없이 진료받았는지, 특혜 진료를 확인하기 위해 질의한건데, 여성성을 부각해서 동정표를 모은다"고 해명하자 박 후보자는 "제가 윤한홍 의원님 전립선암 수술 받았냐고 물으면 어떻겠냐"고 반문해 청문회장이 한때 술렁이기도 했다.

또 한국과 미국 국적을 모두 갖고 있는 아들(21세)에 대해선 병역의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며 논란을 잠식시켰다. 전통시장 구매내역 논란이나 윤성빈 특혜응원 의혹에 대해 손수 '설명피켓'을 제작해와 구체적으로 소명해 눈길을 끌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인사청문회 정회시간에 기자들에게 2013년 당시 황교안 장관과 법사위원장실에서 만난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보여주고 있다./사진=김하늬 기자4
◇"황교안 만나 '김학의CD' 말했다…인지했을 것= 박 후보자가 2013년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국회에서 만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폭행’ 의혹 동영상이 담긴 CD를 언급하며 임명을 만류한 적이 있다는 발언을 했다.

뒤늦게 이 말을 전해들은 황 대표는 "기억이 안난다"고 부인했지만, 박 후보자는 직접 메모장에 그림을 그리며 "그건 거짓말이다. 법사위원장실에 탁자가 길게 있고 여기 황교안 당시 장관이, 여기 내가 앉았다. 그리고 여기 한 사람이 서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제가 황교안 장관에게 보자고 했고, 황 장관이 법사위원장실로 왔다"고 설명했다. 그 자리에서 김학의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관련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 "그럼요. 그것때문에 제가 만나자고 이야기했는데요"라고 말했다.

앞서 인사청문회장에서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이 "19대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장 역임 당시 터진 김학의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밝혔어야 했다"고 질의하자 박 후보자는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을 국회에서 따로 뵙자고 해 말씀드린 적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후보자는 법제사법위원장실에서 황교안 장관을 만났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제보받은 동영상 CD를 꺼내보이고, '제가 동영상을 봤는데 몹시 심각하다. 이 분이 차관 임명되면 문제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며 "야당 법사위원장이지만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간곡히 건의드린다고 따로 말씀드린 바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그날의 기억을 부인하는 이유가 무엇으로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후보자는 "그거(김학의 차관 관련 대화)를 인정하면 대표님께 불리하다 생각 하시겠죠"라며 "저는 (만난) 그 장면이 너무나 또렷이 생각납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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