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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원장·설립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소속 원장, 교사 등 관계자들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도로에서 열린 '교육부 시행령 반대 총궐기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여기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까지 가세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소속 국회 교육위원들은 3일 오후 연이어 기자회견을 열어 각 당의 입장을 설명했다.
민주당은 정부에 무관용 처벌 원칙과 행정력을 총동원한 긴급 돌봄 시행을 촉구했다. 한국당에는 국회 정상화와 유치원 3법의 즉각 처리를 요구했다.
반면 한국당은 유치원 정상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갑질'을 멈추라고 지적한다. 교육부의 강압적인 시행령 시행 등 졸속 정책이 자초한 결과라는 비판이다. 유치원 3법의 국회 통과 지연 역시 민주당이 자초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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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사립유치원 개학 연기 선언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승래, 신경민, 박용진, 서영교 의원./사진=뉴스1 |
#1. 유치원 개학 무기한 연기
여론의 시선은 한유총에 따갑다. 정치권 역시 여야 모두 "개학 연기를 멈춰달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조승래·박용진·신경민·서영교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유치원 개학 무기한 연기는 학부모와 유아를 볼모로 한 '집단 휴원' 선언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유총의 에듀파인 참여가 진정성이 있는 것이라면 조건없이 개학연기를 철회해야 한다"며 "정부와 교육당국의 엄정한 행정적, 법적 대응으로 유아교육이 정상화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국당도 개학 무기 연기에는 반대한다. 김한표·홍문종 등 한국당 의원들은 "유치원 관계자들에게 간곡히 부탁한다"며 "정상적인 학사 일정을 통해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유치원 개학 연기 중단을 호소했다.
한유총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거듭 확인했다.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계속 우리를 탄압한다면, 우리는 준법투쟁을 넘어 '폐원 투쟁'으로 나아갈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폐원 투쟁에 대해선 6일까지 회원들의 의견을 취합한다는 계획이다. 투쟁에 참여하는 유치원이 전국 1533곳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교육부는 형사 고발 카드를 꺼냈다. 동참하는 유치원을 즉각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검찰도 한유총이 실제로 집단행동을 벌일 경우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교육부가 파악한 투쟁 참여 유치원 수는 190여곳이다. 무응답을 합쳐도 500곳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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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정책홍보국장(오른쪽)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열린 교육부의 전향적 입장변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
#2. 에듀파인 도입과 '대화 단절'
갈등의 주요 원인은 국가회계프로그램 '에듀파인' 등을 의무화하는 교육부 시행령이다. 교육 공공성 강화 차원에서 도입했다.
민주당은 당 내부 '유치원·어린이집 공공성 강화 특위' 등을 통해 사립유치원들의 요구사항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유치원들과 '대화 창구'가 열려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특위를 통해 적립금 문제와 에듀파인 도입 등 애로사항을 논의 중"이라며 "에듀파인 정상화 TF(태스크포스)까지 운영해 사립유치원들의 요구사항을 적극 검토하고 있음에도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승래 의원은 "사립유치원 단체 중 한사협(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와 전사련(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는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 적극 참여를 공식화했다"며 "사립유치원 관계자들과 대화를 단절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한국당 역시 큰 틀에서는 에듀파인 도입에 동의한다. 다만 한국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치원 대란이 해결될 때까지만 시행령 시행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교육부가 졸속으로 정책을 도입하며 문제가 생겼다는 주장이다.
한국당은 유치원과 정부 등의 대화가 단절됐다며 이를 위한 '여야정 대화체' 구성 등도 요구했다. 대화 창구는 있었다는 민주당의 주장과 배치된다.
한유총은 여전히 에듀파인 도입에 부정적이다. 지난달 25일 국회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도 에듀파인 도입이 '사유재산 침해'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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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국회 교육위원회 김한표(오른쪽) 간사와 홍문종 위원이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유치원 개학 무기연기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3. 유치원 3법 '슬로우 트랙'(?) 누구 탓
정치권에서는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 처리 책임 공방이 오간다. 지난해 12월27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치원 3법이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된 것을 두고 여야 간 '네 탓' 싸움이 이어졌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은 중간에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상임위에서 180일, 법사위에서 90일, 본회의에서 60일 머물렀다가 총 330일이 지나면 본회의에 바로 상정된다. 유치원 3법은 올해 11월22일이 되면 본회의에 올라 간다. 물론 그 전이라도 여야간 합의만 하면 처리할 수 있다.
민주당은 한유총의 눈치를 보는 한국당이 처리에 비협조적이라고 비난한다. 박용진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지나치게 한유총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당은 왜 국민들이 한유총을 '자유한유총'이라고 부르는지 되새겨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법과 무관하게 '에듀파인'은 이미 도입이 확정된 만큼 법의 내용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승래 의원은 "유치원 3법은 에듀파인을 명문화 하고 처벌규정을 두자는 것 뿐"이라며 "한국당도 에듀파인 도입을 수용한 만큼 미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국회에서의 합의 없이 무작정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다 보니 '패스트트랙'이라는 악수를 두고는 책임을 전가한다고 주장한다.
김한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에게 "(패스트 트랙 지정은) 국민에게 일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시도한 것"이라며 "논의를 지속하지 못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 다른 일방에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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