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시(野視視)]대구가 어쩌다가…김준교에 모욕당한 TK

[the300]한국당 전당대회 추태 논란, 집토끼 잡기 무리수…대구가 극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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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1) 이종덕 기자 = 자유한국당 2.27전당대회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한 김준교 후보가 1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9.2.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어쩌다 대구가 이런 취급을 받게 됐는지…"

최근 대구에서 만난 한 기업인은 사석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이 기업인 집안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등 현재 집권여당 인사들을 기회 될 때마다 후원해왔다.

욕심을 냈다면 과거 정권교체 당시 모종의 이익을 챙길 기회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민주화 세력에 힘을 보탠 것으로 만족했다. 보수 텃밭이라는 대구지만 그 속에는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왔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막말 대잔치'라는 비난이 쏟아진다. 일부 당원들과 후보의 극우적 언행이 연일 논란을 낳는다. 그 중심에 TK(대구·경북)가 있다. TK는 한국당 책임당원(약 33만명)의 30%를 차지한다. 숫자를 넘어 보수의 본산이라는 상징성이 크다.

TK를 잡아야 이기는 게 사실이다. 수위가 센 발언은 이를 의식해서 나온다. 'TK=강성 보수'라는 관념이 전제다.

당 대표 후보들도 대구에선 노골적이다. 중도 확장을 내세우는 오세훈 후보조차 18일 대구 연설회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 회복"을 언급했다.

TK로 대변되는 집토끼를 노린 혹은 기댄 행태는 도를 넘어섰다. 전당대회 현장은 연일 욕설과 야유로 뒤덮인다. 김준교 청년 최고위원 후보라는 자는 대구 연설회에서 "문재인을 민족반역자로 처단해야 한다", "김정은 정권의 노예로 팔아먹으려는 짐승만도 못한 종북주사파 정권" 등의 말을 쏟아냈다. 대구에서는 이런 주장도 먹힌다고 생각한 것일까.

보수의 길을 치열하게 모색해야 할 제1야당의 전당대회가 조롱거리가 됐다. 물론 일부다. 당내 활동이 왕성한 한 초선의원은 "소위 태극기 부대라 할만한 분들은 전체 책임당원의 5% 미만으로 본다"며 "전당대회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들을 당이 스스로 정화할 능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우려는 깊다. 113명 한국당 의원 중 단 3명이 5.18 망언에 연루됐지만 전 사회적 지탄이 쏟아진 것과 같은 맥락이다. 5.18 폄훼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듯 과거 퇴행적 행태가 보수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환상도 사라질 때다.

TK의 보수적 정서가 우세한 것은 맞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연민이 적잖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수구나 극우가 대세는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된다. 대구 지역 한 중진의원은 "보수 정치는 품격"이라며 최근 논란을 안타까워했다.

사실 대구·경북은 역사적으로 저항과 변혁의 본산이었다. 개화기 혁신유림운동, 일제 시대 각종 사회주의운동, 무정부주의활동, 국채보상운동의 주된 근거지였다. 해방 이후에도 10월 항쟁(혹은 대구폭동사건), 2·28 민주운동 등 이념을 떠나 사회의 부조리에 맞선 투쟁이 거셌다.

이런 TK를 그동안 군사 정권이 특정 이념의 틀에 가둬왔다. 민주적 정당성이 부족하니 지역주의와 이념 몰이로 지지기반을 다졌다. TK를 향해 아직도 수구·극우적 언사로 구애하는 건 과거에 기대겠다는 소리밖에 안 된다. 


건강한 보수가 미래다. 난동에 가까운 막말로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 대구를 더 이상 모욕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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