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300레터]'만장일치'로 강용석 제명한 김무성…나경원은 이종명 제명할까

[the300]정당법상 제명요건보다 높은 '벽'…동료의원 제명 표결 부담 '과제'

자유한국당은 14일 중앙윤리위원회를 열어 '5·18 망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김진태(왼쪽부터), 김순례, 이종명 의원에 대한 징계 결과를 발표했다.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된 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명 처분,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해서는 징계를 미루기로 했다./사진=뉴스1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5.18 망언' 논란을 일으킨 이종명 의원을 제명키로 했다. 그러나 과거 사례로 볼 때 의원총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2가 제명에 찬성할지 의문이 제기된다.

당 윤리위에서 '제명'을 결정하고도 의원총회에서 부결될 경우 한국당은 '제식구감싸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14일 윤리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5·18 망언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 3명 중 우선 이 의원에게 '제명' 징계를 내렸다.

이 의원의 '제명'여부는 의원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당원에 대한 제명은 비대위 의결만으로 확정할 수 있지만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은 의원총회를 거치도록 규정한 당헌·당규에 따라서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방미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면 의총 소집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의총 소집이 결정되더라도 과연 한국당 의원들이 같은 당 동료의원을 향해 '제명 찬성표'를 던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실제 당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표결 끝에 당 소속 의원을 제명시킨 사례는 찾기 힘들다. 19대 국회에서 성범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심학봉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은 자진 탈당했다.

2017년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시절에는 당 윤리위와 최고위가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 '제명'을 결정했지만 의원총회 소집권한을 가진 정우택 원내대표가 의총 소집을 거부했다.

당시 정 원내대표는 "표결에 의해서 동료 의원을 제명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며 "만약 표결에 부쳐서 (통과) 되면 어떻게 되고, 안됐을 때는 어떻게 되는가. 여러 가지로 당의 모습이 좋지 않게 된다"며 부담감을 드러냈다.

게다가 현재 한국당은 당헌당규상 국회의원 제명요건을 '정당법'상 제명요건보다도 강화해둔 상황이다.

정당법 제33조는 "정당이 소속 국회의원을 제명하기 위해서는 당헌이 정하는 절차를 거치는 외에 소속 국회의원 전원의 2분의 1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은 자체 당규에서 '재적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으로 확정한다'(윤리위 규정 21조)고 규정했다.

정당법 상으로는 한국당 소속 의원 113명 중 57명이 찬성하면 되지만 한국당 당규에 따르면 75명의 의원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이 때문에 나경원 원내대표가 정 전 원내대표처럼 의총소집을 거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이 경우 여론의 비난은 피하기 어렵다.

표결에 부치지 않고 제명한 사례도 있다. 18대 국회에서 여성비하, 아나운서 성희롱 논란을 일으킨 강용석 전 한나라당 의원은 의원총회 없이 당 제명이 확정됐다.

한나라당은 2015년 7월20일 당 윤리위를 열어 '제명'을 결정했으나 한달이 넘도록 이를 확정할 의원총회를 열지 못하고 있었다. 역시 동료의원에 대한 표결 부담감 때문이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당시 김무성 원내대표는 "동료 의원에 대한 인간적 정리에 대해 많은 고뇌가 있었지만 변화와 혁신, 당의 미래를 위해 국민의 요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며 그해 9월2일 의원총회를 소집한다.

대신 안건을 상정한 뒤 표결없이 만장일치 형태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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