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해 미국이 제공할 상응조치로 종전선언과 대북 인도적 지원, 북미간 상설화된 대화채널 개설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6일 내신기자 대상 브리핑에서 미국이 검토 중인 상응조치를 묻는 질문에 대해 “종전선언을 포함해 인도적 지원이라든가 북미간 상설적인 대화채널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강 장관은 “다양한 논의가 있는데 결국 미국이 제공해야 되고 북한이 받아들여야 한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로 합의가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한계가 있다”며 향후 북미협상에 따라 또 다른 상응조치가 검토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개성공단·금광산 관광은 아직 상응조치 카드 아냐

강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가 상응조치의 일부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어떤 비핵화 조치에 어떤 상응조치가 따를 수 있는지 여러 가지 조합을 꾸준히 검토해오고 있다”며 “구체적인 결과는 결국 북미협상 테이블에서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과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상응조치에 대해 한미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북미간 어떤 합의가 이뤄진다고 하면 분명히 우리와의 협의를 거친 합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강 장관은 “정부의 기본적인 접근 방법은 ‘포괄적인 합의, 단계적 이행’이고 여기에 대해서는 미국과 상당히 긴밀한 공감을 하고 있다”며 “이번 비핵화 논의는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돼왔고 앞으로도 여기에 담긴 정상들의 의지는 긴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미, ICBM 폐기 ‘스몰딜’ 가능성…강경화 “美정책변화 해석 무리”

강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최근 ‘비핵화 목표는 미국민 안전’이라고 언급해 북미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수준에서 타협을 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데 대해 “그 한마디에 어떤 정책적 변화의 함의를 읽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 장관은 “완전한 비핵화에 한미의 공동의 목적이 있을 뿐이 아니라 주변 4강도 같은 목적이고 국제사회 전체의 목적”이라며 “구체적인 협상 형태 등은 긴밀히 정보를 공유 받고 있지만 공개적으로 확인해드릴 사안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안보 이익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반도·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데 있어서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는데 대해 이익이 일치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강 장관은 오는 22~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계기에 폼페이오 장관과 만나 비핵화에 대한 한미의 공동목표를 재확인할 계획이다.

강 장관은 “우리의 중재외교가 올해는 빛이 덜할 것이란 전망이 있을 수 있는데 눈에 안 보인다고 해서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국제사회가 한반도의 전환을 가져온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해 상당히 많은 평가를 하고 기대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미, 고위급회담 연기 이후 서로 많은 연구…속도감 있는 협상”

강 장관은 북미협상 재개에 대해 “북미 고위급회담이 지난해 11월 7일 연기된 이후 양측이 많은 생각을 하고 연구를 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북미간 속도감 있는 협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장관은 “북미가 2차 정상회담에 대한 높은 의지를 확인했고 북미간 접촉도 계속되고 있다”며 “협상이 이뤄지면 한미가 조율해온 비핵화 전략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비핵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이뤄지면 비핵화와 남북관계, 항구적 평화정착에 있어 큰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런 우리 노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미공조와 남북협력, 중일러 등 주변국과의 소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