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 1.8%' 꽁꽁 싸맨 국회…"베일벗고 신뢰쌓자"

[the300][투명한 국회 만드는 정보공개]②"정보공개하면 국회 문제 대부분 자정될 것"

흙탕물이 돼버린 계곡물은 외면받는다. 물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알 수 없다. 어떤 이물질이 있을지 모른다. 물이 맑아지면 안이 뚜렷하게 보인다. 쓰레기는 건져낼 수 있다. 결국 사람들이 모인다.

국회도 마찬가지. 리얼미터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국가사회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국민들의 국회 신뢰도는 1.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이 국회를 흙탕물로 본 것이다.

국회의장 직속 혁신자문위원회는 물을 맑게 하는 방법 중 하나로 정보공개를 꼽는다. 정보공개가 투명해지면 국회 신뢰도를 갉아먹는 대부분의 문제가 자정될 거라고 본다.

지난해 여름 국회 특수활동비가 지출내역이 공개됐다. 국회 교섭단체들의 대표와 상임위원장, 특별위원회 위원장들이 매달 특별활동비 수천만원을 월급처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와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 등 임시로 열리는 위원회도 특활비를 매달 수령했다.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르게 3년간 국회 특활비로 지출된 금액은 전체 240억원에 달한다. 한 해 평균80억원 수준이었다.

2015년 5월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국회 사무처에 특활비 지출내역을 요구했다. 하지만 국회 사무처는 의정활동 위축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참여연대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지난 5월 원고 승소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그러면서 정보가 공개됐다. 결국 특활비는 지난해 8월 폐지됐다.

해외 사례도 있다. 스웨덴 국회의원들은 각종 활동비 관련 영수증을 모두 공개한다. 영수증을 폐기하는 일도 없다. 모두 보관한다. 정보공개 청구에는 대부분 응답하는 게 원칙이다. 

영국 하원은 총 4종의 정례 보고서를 발간한다.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온라인에 공개된다. 하원 전체 예·결산, 감사결과, 하원 사무처, 도서관 등 기관·스텝 인력 운용 관련사항을 모두 공개한다.

임기 5년의 윤리감독관이 있다. 매 회계연도마다 관련 업무의 처리내역과 의원 재산공개 관련 내역을 보고서로 작성해 공개하는 역할이다. IPSA(독립의회규범기구)라는 의회 외부 독립기관도 있다. 의원의 급여, 수당, 업무경비와 지출 기준을 세우고 규제하는 기관이다.

반면 한국 국회는 정보를 꽁꽁 싸매고 있다. 혁신자문위는 "우리 국회도 연중 임시회와 정기회가 운영되는 등 사실상 상시국회 체제"라며 "연 단위 보고서 발간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여야는 요즘 선거제도 개혁 논의에 한창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국회 개혁이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각종 국회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국회 개혁의 시작이다.

현재 국회는 스스로를 베일 속에 감추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숱한 해외출장을 떠나면서 그 내역은 공개하지 않는다. 각종 업무추진비를 '깜깜이'로 쓴다. 사용내역을 일일이 공개할 경우 의정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들의 마음엔 막연한 불신이 쌓인다. 세금을 펑펑 쓴다는 인식이 생긴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취임 후 국회 정보공개를 강조하고 있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도 이에 동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자문위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국회정보들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국회 살림을 담당하는 사무처가 키를 쥐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사무처가 소명감을 갖고 환골탈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각종 정보들을 공개하면 국민들이 국회를 믿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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