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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혁신처에서 공직자 청렴 강의를 하고 있는 곽진영 전 권익위 부위원장./사진=머니투데이DB |
정치계 학회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한국정당학회는 아직 여성 회장을 맞이한 적이 없다. 그 벽을 깨고 첫 여성 정당학회장으로 내정된 인물이 곽진영 전 권익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이다. 전국을 누비며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기틀을 잡은 바로 그 사람이다.
정당학회는 1992년 정당연구회로 출범한 뒤 2001년 정당학회로 전환했고 2003년 숙원이던 사단법인화를 이뤘다. 지금은 약 500여명에 달하는 회원들이 활동 중이다. 곽 전 부위원장도 박사학위를 받자 마자 활동을 시작한 올드 멤버다. 특히 사단법인화 작업이 한창이던 2002년에 총무이사를 맡았다. 법인 창설의 산파 역할을 한 그를 회원들이 첫 여성 회장으로 추대했다.
곽 전 부위원장은 “마침 내년에 법인화 15주년과 동시에 정부수립 70주년을 맞게 된다”며 “그간 한국의 정당정치가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얼마나 발전했는지, 다른 제도에 비해 발전이 지연되지는 않았는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했는지, 아니면 오히려 발전 속도를 저해한 부분이 있지는 않은지를 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교육과 연계되는 부분에 대한 연구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건국대 교수(정치학)이기도 한 그는 “정당학회가 청소년과 시민들이나 정당의 당원, 당직자들을 대상으로 정당정치의 발전사나 민주주의 발전사를 심화해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단기 사업에 그치지 않고 한국정치학회와 공조해 장기적 전망을 갖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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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유엔 사무부총장 한국 방문 당시 UNDP 당시 서울 사무소장과 곽진영 전 권익위 부위원장(가운데)이 대화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DB |
청탁금지법도 그의 손에서 태어났다. 청탁금지법을 만들던 시절을 그는 ‘자장면 투어’라고 회고한다. 그는 “청탁금지법은 단순한 법이 아닌 일상생활의 습관을 바꾸는 법”이라며 “이런 중요한 법을 그냥 만들수는 없다고 판단해 직군별로, 지역별로 모두 만나보자는 각오로 길을 떠났다”고 말했다.
업종별 단체의 회장들은 보통 서울에 있다. 하지만 곽 전 부위원장은 지방으로 갔다. 업종별 지방회장, 상인회장, 기업인 등을 만나고 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 자장면을 먹으면서 흉금을 터놓고 법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넓은 장소가 빌려지면 게릴라 간담회도 여러차례 했다. 법에 대한 토론이 매일 이뤄지고 이 과정에서 청탁금지법은 점차 제 모습을 찾아갔다.
회고는 짧지만 실제는 길고 어려운 과정이었다. 그는 “‘꽃이 어떻게 뇌물이 되느냐’고 되묻는 분을 포함해서 모두가 법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본인이 적용대상에 해당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씀하셨다”며 “특히 기준가액을 정할때는 서울과 지방이 체감하는 정도의 차이가 커서 판단이 너무나 어려웠다”고 말했다.
최근 이뤄지고 있는 청탁금지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첨예한 입장차를 딛고 여론조사 등을 통해 최종 기준을 정했는데, 어려운 과정을 통해 결정이 된데다 정말 생활을 건드리는 법이다보니 합의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서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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