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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양원제 도입"…개헌토론회서 터져나온 지방분권 목소리


#“수도권 중심의 국정운영 방지를 위한 지역대표형 양원제 도입이 필요합니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대국민 토론회가 처음으로 열린 지난달 29일. 토론자로 나선 배준구 경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렇게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광주토론회에서도, 12일 대전에서도 이 주장은 계속 나왔다. “독일과 프랑스의 예를 볼 때 양원제의 역할이 크지 않으므로 헌법으로 신설할 문제는 아니다”(이영철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라는 일부 소수 의견도 있었지만 7개 지역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양원제 도입 의견은 ‘다수’를 이뤘다. 국회 개헌특위 내에서 양원제 도입 관련 찬성과 반대가 팽팽하게 맞서는 것과 대조되는 양상이었다.

 

국회 개헌특위는 지난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국민토론회 중간 보고를 발표했다. 보고자로 나선 김관영 개헌특위 제1소위원장은 “매회 500명 이상의 국민이 참여해 매번 세 시간 이상, 많게는 다섯시간 이상 열띤 토론을 벌였고 다양한 의견과 요구사항이 쏟아져 나왔다”고 전했다. 지역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자 했던 취지에 맞게 토론회에서는 에서는 ‘지역현안’에 대한 요구가 주로 쏟아져 나왔다.

 

지역현안과 관련된 사안 중엔 △지역대표형 양원제 △지역차별금지 △지방자치 입법 권확대 △지방세 조례주의 도입 등에 대한 의견이 다수 개진됐다. 김 위원장은 “자치 입법권 확대와 과세 자주권의 보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개진됐다”며 “반면 지역간 형평성 문제로 인해 지방세 조례주의에 반대하거나 지방 재정 조정 기능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일부 제기됐다”고 보고했다. 국회 개헌특위에서도 지방분권강화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그러나 지방세 조례주의 도입에 대해서는 찬반이 갈려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5.18광주민주화 운동을 헌법 전문에 명시해야 한다는 의견 역시 지역 토론회에서는 지역별로 다른 요구가 쏟아져 나왔다. 김 위원장은 “부산 토론회에선 ‘부마항쟁’을, 대구 토론회에서는 2·28민주화운동 등을 헌법 전문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국민적 합의를 위해 역사적 평가가 진행 중이므로 더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이 각각 제시됐다”고 전했다. 전주에서는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로 각 지역별 요구가 달랐다.

 

기본권과 평등권, 재정제도 등에서도 개헌특위 내에서 진행된 논의 내용과 지역토론자, 지역시민들의 견해가 달랐다. 평등권의 경우 개헌특위에선 ‘장애·인종·언어’를 차별금지사유에 추가하는 것을 논의해왔다. 그러나 토론회에서는 여기에 더해 ‘지역’에 따른 차별 금지도 추가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차별금지 사유를 헌법에서 확대 규정할 필요가 없고 특히 ‘인종’과 관련해서는 신중해야한다는 의견도 같이 제기됐다.

 

기본권 주체를 ‘국민’에서 외국인을 포함한 ‘사람’으로 변경하는 문제에 대해 지역 토론자들은 “기본권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규졍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기본권 주체와 관련된 논란으로 인해 헌법 개정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맞섰다. 일부 지역시민들은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외국인에 대한 기본권 인정에 신중해야 한다”며 “망명권을 신설할 경우 불법체류자나 이슬람과격단체소속 외국인 등으로부터 국민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개헌특위는 ‘기본권의 성격’에 따라 구분해 판단하기로 잠정 결론지은 상태다.

 

예산 법률주의 도입에 대해서는 개헌특위와 지역전문가들의 의견이 완전히 갈렸다. 개헌특위에서는 예산법률주의 도입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지만 지역토론자들은 찬성 의견외에도 “문제상황 발생시 유연한 대처능력을 저하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현행 헌법규정인 ‘양성평등’을 ‘성평등’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동성애·동성혼을 합법화할 수 있으므로 반대한다는 의견이 다수 개진됐다. 망명권 신설에 대해서는 지역주민들 중 일부는 “탈북난민을 위한 망명권은 찬성하지만 이슬람 난민을 위한 망명권은 반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보고를 마치며 “개헌에 대한 국민들의 깊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도 “여섯차례 토론회에서 공통적으로 의견이 제기된 기본권 주체 변경에 관한 사항, 성평등 관련 사항, 국가인권위원회의 헌법기관화 등에 대해서는 향후 개헌특위 차원의 입장정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국회 개헌특위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9일까지 부산, 광주, 대구, 전북 전주, 대전, 강원 춘천, 충북 청주 등을 돌며 총 7차례에 걸쳐 대국민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은 △개헌특위 위원의 기조발제 △토론회 지역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지정토론 △개헌특위 자문위원과 지역시민간의 자유토론으로 진행됐다. 



'토론' 없었던 국민 개헌 토론회


지난 한달간 7차례 진행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대국민 토론회. 각 지역 현안과 관련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개헌특위의 입장을 정하지 않은 채 토론이 진행돼 사실상 토론이 불가한 '반쪽' 토론회였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참여한 지역시민들도 동성애' 등 특정 이슈에 대해 편중된 의견을 제기하기 위해 토론에 참여한 사람들이 다수여서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김관영 개헌특위 제1소위원장은 20일 대국민토론회 중간보고를 마무리 지으며 "개헌안을 마련하지 않고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은 문제이므로 개헌안을 마련한 후 토론회를 개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건의사항으로 제기됐다고 보고했다.

 

실제 국회 개헌특위가 자체적인 합의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로 토론회를 진행해 각각의 토론회는 각기 다른 제안을 듣는데 그쳤다. 내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개헌 특위 내부에서 나온다.

 

토론회에 운영 자체도 미흡해 성별, 세대별, 지역별, 정치성향별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없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동성애 같이 특정이슈에 반대하는 분들이 과도하게 발언해서 전문가 의견은 묻히고 일반시민은 자기 의견을 개진하지도 못했다"며 "원래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대국민토론회 취지가 완전히 무색하게 된 것 아니냐. 원탁토론회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느낀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대국민 토론회장에는 보수·기독교 단체의 동성애 반대집회가 열렸다.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은 "기독교 단체에서 오신 분들이 현장좌석 대부분을 차지하고 강력히 항의해서 토론회가 매끄럽지 못했다"며 '마치 개헌특위가 '양성평등'을 '성평등'으로 개정하기로 이미 결의한 것으로 알고 있어서 개헌자체를 반대하는 분도 있다"고 전했다.

 

권미혁 민주당 의원은 "국민을 많이 참여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극단적인 의견을 제거하고 원만한 타협을 도출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토론회라는 의견제시과정에서 일종의 숙의 과정과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도 개헌특위 위원의 개헌특위 위원들과 비슷한 취지의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주도 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는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국회 개헌특위가 개헌 과정의 국민 참여를 요식행위로 만들고 있고 주권자들을 들러리로 만들고 있다"며 "국민 참여를 내세운 국민대토론회에서 '국민'도 '참여'도 '토론'도 찾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에 개헌특위는 남은 4회의 토론회를 마친 뒤 성, 세대, 지역, 정치성향을 고려해 다양한 국민을 초청하는 대국민원탁토론회를 실시할 계획이다. 국회 잔디광장에 2000여명이 참석해 테이블당 10명이 앉아 토론을 하겠다고 잠정 구상중이다. 현재 국회 앞 잔디밭에 설치된 '개헌발언대'를 광화문광장이나 강남역 앞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해 국민들이 개헌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찾아가는 개헌발언대'도 마련키로 했다.

 

개헌특위는 이 과정을 거쳐 의견수렴이 마무리되면 개헌특위 위원 중 10명이내의 기초소위원회를 구성,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를 도출한 뒤 조문화 작업을 통해 헌법개정안 초안을 완성할 계획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에 부치기 위해선 늦어도 내년 2월까지는 여야 합의된 개헌안을 도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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