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정부 "글쎄" vs 전문가 "대화 국면 전환"

[the300] "북미 정상회담, 여건 성숙 안 돼" vs "6월부터 한반도 대화 국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정부는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북핵 폐기를 끌어내기 위해 압박을 강화하는 '제재 국면'에서 대화 시그널이 자칫 압박의 효과를 떨어뜨릴 것을 우려해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이번 발언을 계기로 차기 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가 대화 국면으로 들어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을 국가지도자로 인정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북미 정상회담, 여건 성숙 안 돼"=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적절하다면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며 "만나게 된다면 영광"이라고 말했다. '영광'이란 표현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국가원수로 인정하고 있음을 뜻한다.

그러나 정부는 북미 정상급 대화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이 비핵화라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원칙을 재확인하는 수준의 원론적 논평이다.

조 대변인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대화 재개를 위해선 북한의 행동 그리고 선의와 관련해 충족되돼야 할 다수의 조건이 있으나 분명하게도 지금은 여사한 조건이 올바르게 충족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주 뉴욕에서 개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외교장관회의에서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금은 대북 압박을 완화할 때가 아니며 섣부른 대화를 통해서 보상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며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지난달 방한시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며 북한이 전략적 셈법을 바꿔 비핵화의 길로 나올 수 밖에 없도록 대북 압박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한 바 있다"고 했다. 아직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여건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6월부터 대화 국면 전환"=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도 "압박 후 대화 제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방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구사하는 전형적인 협상 스타일"이라며 "북미 간의 불신의 벽이 워낙 두터워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실장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북핵 동결이나 비핵화 약속을 받아낼 수 있다면 정상회담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이 주도해 북핵 문제와 관련한 대타협을 이끌어내기 위한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이나 남·북·미·중 4국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응할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오는 9일 대선으로 새 정부가 출범한 뒤 남북, 북미 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외교적 지도자로 인정했고, 우리나라 차기 정부도 남북 관계 복원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 역시 전략적 도발을 자제하고 저강도 무력시위에 그치고 있는 만큼 6월부터는 한반도의 긴장 국면이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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