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비서실장의 조건은 "추진력+소통"…"소통하는 불도저를"

[the300]['대통령의 그림자' 비서실장②] 초대 비서실장 '추진력' 있는 '실세형' 바람직…국민통합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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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0일은 차기 대통령이 취임하는 날이다. 대통령의 곁을 보좌할 사람은 많지 않다. 당선 확정 후 곧바로 임기가 개시되기 때문이다. 국무위원은 자리를 유지하겠지만 형식적 보좌에 그친다. 청와대 참모진을 꾸리는 데도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초대 비서실장에 더 관심이 쏠린다. 차기정부 초기에 대통령을 보좌하며 정권 인수를 총괄할 인물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비서실장에겐 국정 장악력과 정책 전문성, 대통령과의 교감 등이 요구된다. 이에 더해 다음 정권 초대 비서실장에겐 과도기적 위기 국면을 과감히 헤쳐 나갈 추진력, 인수인계를 안정적으로 해낼 행정경험, 탄핵 이후 분열된 민심을 수습할 소통 능력 등도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를 종합하면 결국 '추진력'과 '소통능력'으로 요약된다.

 

◇'추진력' 필수…'실세형' 바람직= 전문가들이 말하는 초대 비서실장의 능력을 합치면 사실상 '슈퍼맨'이다. 행정력, 추진력, 소통력 등을 두루 갖춰야 한다.  특히 차기 비서실장은 일정 기간 '비서실장+총리+인수위원장'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중 행정력, 국정운영 능력은 기본이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 교수는 "비서실장이 주로 대통령과 색깔, '코드'가 맞는 사람으로 가는 경우가 있는데 다음 정부의 초대 비서실장은 국정 전반에 능통하고 업무 인수인계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 내각을 통솔할 수 있는 스타일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에서 초대 비서실장을 역임한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정과제 선별 능력을 강조했다. 문 의원은 "초대 비서실장이 공약 500개를 50개로 줄여 중점과제를 결정해야 한다"며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지내 행정경험이 있으면서 정당 경험이 있어 대통령의 기초 공약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적임자"라고 했다.

 

비상정국을 수습해야 하는 만큼 추진력도 필수 요건으로 꼽혔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흔히 비서실장을 관리형, 실세형으로 구분하는데 워낙 급박한 과도기 상황이기 때문에 위기국면을 빠르고 역동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는 '실세형' 비서실장을 발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도 "이번엔 누가 되든 과거로부터 벗어나고 고치는 개혁정부 성격일 것이기 때문에 추진력이 뛰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 역시 "과도기인 만큼 '보좌형' 비서실장보다는 정국 운영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스타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명박정부 인수위원회에서 정무보좌역을 맡았던 정두언 전 의원은 "무엇보다 인사를 사심없이 잘 할 사람, 충성심보다 능력을 보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발탁할 사람이 초대 비서실장을 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본인의 정치적 야심이 없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탄핵 후 국민통합 이끌 소통능력 절실= 추진력 못지않게 강조되는 게 통합이다. 차기 대통령은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를 맞아 '촛불'과 '태극기'로 갈라진 민심을 보듬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여소야대 상황에서 대화와 타협을 토대로 협치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대통령이 민심을 읽는 눈과 귀가 돼 줄 비서실장의 소통능력과 균형감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정치학) 교수는 "공정의 문제, 빈부격차의 문제 등 우리 사회의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자 주권자란 생각을 갖고 국민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민심의 소재가 어딘지 정확히 파악해 직언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을 이해하고 대통령이 신뢰할 수 있는 게 비서실장의 첫번째 조건"이라며 "둘째로 대통령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상호보완적 관계면 좋다"고 밝혔다. 이어 "셋째로 대통령에게 '아니오' '잘못됐다' 얘기해도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원은 "소통이란 단순히 주고받는 게 아니라 남의 말을 잘 듣는 것, 자기랑 다른 의견을 듣는 것"이라며 "'그건 아니되옵니다'란 말을 더 많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서실장이 스스로 권력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내각의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 교수는 "청와대 비서실이 비대한 건 내각이 약해서"라고 지적한 뒤 "총리가 완전히 내각을 장악하게 해 내각에 힘 실어주면 자연스레 비서실은 대통령 보좌기구로 제기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직언을 못하는 실세형, 권력만 행사하려는 왜곡된 나쁜 실세형이었다"며 "비서실장은 대통령 바로 옆에 있는 최대의 '문고리 권력'이라는 점에서 견제가 쉽지 않다. 대통령이 판단을 잘못하면 자승자박이므로 현명하게 잘 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에게 통합을 적극 권유하고 파격적 탕평인사로 반대 진영을 끌어안고 개혁과 쇄신을 과감히 하는 진짜 실세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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