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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호 국정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업무보고를 준비하고 있다./사진=뉴스1

국가정보원은 27일 북한 김정남 피살사건에 대해 "북한 국가보위성과 외무성이 직접 주도한 테러사건"이라며 "김정은에 의해 조직적으로 진행된 국가 테러가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같이 보고했다고 이철우 정보위원장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정보위 간사가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주로 보위성과 외무성으로 구성된 이들은 암살조 2개조와 지원조로 구성돼 김정남 암살을 진행했다. 암살조직은 2개조로 구성됐다. 1조는 보위성 소속 이재남과 외무성 소속 이지현으로 구성해 베트남 여성 흐엉을 포섭했다. 2조는 보위성 소속 오정길과 외무성 소속 홍성학으로 묶여 인도네시아 여성 아이샤를 포섭했다.

김 의원은 "2개조는 별개로 활동하다 말레이시아에서 합류해 2월3일 암살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원조는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보위성 주재관인 현관성 등 4명으로 구성돼 암살조의 이동과 김정남 동향 추적 등 역할을 했다"며 "현재 암살팀은 말레이시아 경찰 발표대고 북한으로 탈출했고 나머지 신병이 확보된 범인은 강도높은 수사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특히 "말레이시아는 암살 가담자들을 공무여권 소지자로 발표하고 있지만 국정원에 의하면 이들 소속은 보위성 4명, 외무성 2명, 기타 고려항공, 내각 직속 신광무역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돼있다"며 "이 구성으로 볼 때 국정원은 이 사건이 김정은에 의해 조직적으로 진행된 국가테러가 명백하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아울러 이번 김정남 피살사건이 북한 내부에서 점차 알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북한 내 체제 불안 요소가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김정남 피살 소식은 북한 내부에서 어느 정도 함구되지만 해외요원 간부 사이에 점차 확산되고 있다"며 "북한 내부에서는 '김정남의 존재를 처음 알아 충격'이란 반응부터 '수천억불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 존엄이 단 몇백불에 암살돼 땅바닥에 구겨지는 한심한 사태가 발생했다'는 반응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국가보위상에서 해임된 김원홍의 연금 상태로 대내외 불안요소가 커졌다는 사실도 보고했다.

김 의원은 "김원홍이 1월 말까지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현재 연금상태에 있다"며 "보위성 부상급(차관급) 등 5명 이상의 간부가 고사총으로 총살됐고 검열이 지속되고 있다. 실무진에 대한 추가처형 가능성도 있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보위성 내부에 김정일 동상이 치워진 것도 확인됐는데, 국정원은 그간 보위성에 대한 주민들의 원성을 감안한 조치로 분석했다"며 "최근 북한체제 비방 낙서가 직장과 학교, 핵심 군부대에서 발견되고 각종 우상 훼손사건이 생기는 등 체제불안 요소가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북한이 언제든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이며, 북한의 시장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북한 관련 동향도 보고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간사는 "풍계리 2번 갱도에서 동절기에도 유지관리 활동이 지속되고 있고 3번은 준비 완료 단계로 언제든 핵실험 가능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며 "영변 원자로는 작년에 플루토늄 10여kg을 생산했고 올해 말부터 추가 재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중국의 북한산 석탄수입 중단 결정과 관련해 "북한이 경제적 충격뿐 아니라 심리적 충격도 받을 것이란 보고가 있다"며 "북한이 작년 33억8000만달러의 외화수입을 거뒀는데 이의 23%인 7억8000만달러 외화수입이 감소되고, 30만명 고용감소와 올해 GDP 2.5% 감소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 위원장은 "북한 내 중국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이럴 수 있느냐', '북한 때문에 바뀌어서 되겠느냐' 불만도 나오고 있다"며 "중국에 석탄 수출을 못하게 된 충격이 계속되면 북한 경제가 마비될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