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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보수와 진보, 함께 개혁을 찾는다' 토론회에 참석해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2016.12.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에서 굳건한 동맹관계를 유지했던 야권이 차기 대선을 앞두고 각자도생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개헌, 결선투표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국내정계 진출 등 폭발성 강한 현안을 두고 입장차가 또렷하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오는 26일 국회에서 회동한다. 안 전 대표측 관계자는 "대통령 결선투표제가 주요논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안 전 대표가 제안한 결선투표제 도입에 대해 심 대표가 찬성 입장을 밝힌 만큼 협력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손잡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압박에 나선 구도다. 문 전 대표는 결선투표제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개헌 사항이라는 점을 들어 이번 대선에서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선거법만 바꾸면 현행 헌법에서도 결선투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결선투표제는 대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후보 두 명을 놓고 다시 선거를 치르는 제도다. 결선투표로 가면 중도·보수층 표심이 한쪽으로 쏠릴 수 있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문 전 대표에게는 불리할 수 있다.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성남시장도 당내 대선후보 경선부터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자고 압박하고 있다.

개헌을 두고도 '즉시 개헌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한 국민의당은 물론,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의원 등 민주당 내 비문(비문재인) 진영과 친문진영의 입장차가 갈리는 형국이다. 안 전 대표를 비롯해 박 시장과 김 의원 등 대선후발주자들은 대선 전 개헌이 어렵다면 대선공약으로 개헌을 내걸어 2018년 지방선거 전후로 개헌을 마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반면 문 전 대표는 개헌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이 시기에 정치적 이해관계나 목적에 따라 개헌을 말하면서 공격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개헌론에서 거리를 두고 있다.

또다른 유력대권주자로 꼽히는 반 총장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온도차가 드러난다. 제1야당으로 주도권을 쥔 민주당은 반 총장에 대한 날선 비판을 감추지 않는 반면, 제3지대론 확장을 시도하는 국민의당은 반기문 끌어안기에 적극적이다.

문 전 대표는 최근 한 언론인터뷰에서 "반 총장이 4년 내내 '박근혜 리더십'을 칭송하다 갑자기 포용적 리더십을 말하니 어리둥절하다"고 비판했다. 같은당 안희정 충남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 총장은 자신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슬픈 죽음에 현직 대통령의 눈치를 보느라 조문조차 하지 못했던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와 달리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반 총장이 국민의당 정체성을 인정하고 들어와 함께 강한 경선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3지대론 확장의 새로운 축인 새누리당 탈당파 중심의 개혁보수신당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확연하게 갈린다. 국민의당은 야3당과 비박계가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까지 과도체제기간 동안 정책공조에 나서자는 입장이다. 비박계와 손잡는다면 국회선법상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 정족수인 180명을 넘겨 개혁입법이 현실화된다는 주장이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2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면담 제안에 야3당 중 단독으로 응한 것도 이런 판단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와 관련, "이제 와서 비박(비박근혜) 의원들이 탈당하고 꼬리자르기를 한다고 면죄부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한 인사는 "탄핵가결이라는 공동목표가 이뤄지면서 이제 대선이라는 이해관계의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라며 "야권이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