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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16.10.18/뉴스1

18일 국회에서 진행된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12·28 한일 합의 이후 정부 입장 변화가 감지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주요하게 거론됐다. 유네스코 기록물 등재부터 아베 일본 총리의 '털끝' 발언 등 위안부와 관련된 광범위한 이슈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국감의 초반 분위기는 한 명도 채택하지 못한 일반 증인과 제출되지 않은 화해·치유재단 자료 관련 의사진행발언 공방으로 분위기가 급랭됐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외교부, 화해·치유재단, 피해 할머니 등 단 한 명의 증인도 부르지 못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여가부 핵심 사업 중 하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인데, 여가부가 외교부 자투리 국감이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간사인 윤종필 의원은 "증인을 출석시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지만 조율 과정을 원만하게 하지 못한 점 유감"이라며 "가장 중요한 건 할머니들의 의견이다. 그래도 한 분의 의견이 전체 의견일 수 없고 각자 사생활이나 의견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국감 전날 야당 의원실 보좌진들이 화해·치유 재단을 방문한 것을 두고 여야 간 설전이 벌어져 긴장감이 한층 더 높아지기도 했다.

신보라 새누리당 의원은 "야당 보좌진들이 공무집행이라며 재단 사무실 개방을 요구하고 거의 협박성으로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다. 말이 되느냐"고 말했으며, 같은 당 김순례 의원은 "폭거와 겁박, 협박이 이뤄지는 현장에 야당 보좌진이 있었던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민주 간사인 정춘숙 의원은 "화해·치유재단이 국회 자료제출 기관임을 확인했고 9월21일부터 어제까지 열 번에 걸쳐 화해·치유재단 자료 요청이 있었지만 제출하지 않았다"며 "자료제출 요청서를 전달하러 갔을 뿐인데 과정도 모르면서 겁박, 협박을 언급한 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증인과 자료 제출을 둘러 싼 의사진행발언 공방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된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단연 이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였다. 우선 여가부가 위안부 기록을 유네스코에 등재하려는 노력을 최근 들어 하지 않고 있는 점이 지적됐다. 여가부는 정치적 쟁점화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지만 일본은 정부가 나서서 정치적 쟁점화를 화고 있음에도 손도 쓰지 못한다는 의견이다.

박주민 더민주 의원은 "유네스코 기록물 등재 방해를 일본은 정부가 나서서 하고 있다"며 "우리도 정부가 나서서 위안부 피해자 분들의 사정을 알리고 일본이 벌이는 방해 행위의 부당함도 알리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아베 아베 일본 총리의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죄 편지 여부를 털끝만큼도 생각지 않는다'는 발언이 나온 과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권미혁 더민주 의원은 "김태현 화해·치유재단 이사장의 사과 요청 공론화는 잘못된 처사다. 자존심이 너무 상한다"고 말했으며, 같은 당 박경미 의원은 "사죄 편지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강 장관은 "(화해·치유 재단과 정부가 사죄 편지를) 상의한 사실이 없다. 공식으로 (사과 편지를) 요청한 바도 없다"면서도 "일본 정부의 12·28 합의에 관한 진정성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죄 편지 논의가 정확히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여가부에 전달된 게 없어서 저로서는 알 수 없다.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 과정 중에 나온 것으로만 안다"며 "(향후) 언젠가 (일본 사죄를) 다 받을 수 있다는 건 너무 무책임하다. 한계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일본이 출연한 10억엔을 적접 집행하는 화해·치유재단의 성격도 이날 국감에서 주요하게 거론됐다. 야당 의원들은 여가부가 재단에 계획에도 없던 운영비 1억5000만원을 지원한 부분을 파고들었다.

강 장관은 "민간재단이지만 정부의 도움 없이 초기에 설립되고 운영되긴 어려워서 그 부분을 지원한 것"이라며 "출연금 10억엔이 운영비가 아닌 피해자들에게 오롯이 쓰여질 수 있도록 한 부분고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 장관은 할머니들과의 10억엔 지급 협의 과정에 대해 "반대하시는 분들도 다소 있지만 현재 파악으론 소수"라며 "대부분 할머니들은 찬성해고 합의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