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어록]권성동의 잔소리 "검찰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에.."

[the300]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사진=뉴스1

"제가 검찰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에 여러분들께 쓴소리를 드렸다. 이제 정말 검찰이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하는지 여러분들께서 집중해주셔야 한다. 많은 토론을 통해 버릴 것은 버리고 검찰이 잘 하는 것만 선택과집중을 하도록 하는 게 검찰 발전을 위해 좋겠단 생각에 두서없이 잔소리를 드렸다."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 4일 서울고검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검사 선배'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이 국정감사장에서 잔소리를 늘어놨다. 위원장이 일부러 발언시간까지 부여받아 피감기관을 향해 길게 발언을 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다. 과거 검찰에 몸담은 선배의 입장에서 최근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검찰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정을 담아 내놓은 쓴소리에 박성재 서울고검장도 깍듯이 고개를 숙였다.

권 위원장은 "먼저 형사부에 관한 문제다. 검사가 좀더 철저하게 수사해달라는 것"이라며 "고소장이나 고발장을 내면 (검찰이) 판사처럼 고소인에게 증거자료를 내라 한다고 한다. 그렇게 할 거면 민사소송이 빠르지 않나. 증거를 찾을 능력이 안되니까 검찰에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검사가 스스로 증거를 찾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권 위원장은 "법원에서 무죄판결 나오는 걸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중요한 사건의 절반이 무죄판결이지만 이에 대한 문책도 전혀 없다"며 "검사도 판사도 같은 공부를 하고 같은 시험을 합격해서 연수원 나왔는데 무죄받는 것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지 왜 부끄러워하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검사들이 기소한 사건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것 때문에 인사 불이익이 있지도 않거니와 불이익 문제를 논하기 이전에 검사의 자존심 문제가 달려있는 사안이라는 게 권 위원장의 주장이다.

그는 "(무죄판결이 많은 이유는) 진술에만 의존하는 수사를 했기 때문"이라며 "증거를 제대로 찾지 않은 상태에서 기소를 해서 그렇다"고 진단했다. 검찰에서 무조건 구속기소를 하려 하는 행태도 문제로 지적했다.

'거악척결' 외에도 국민 대다수가 궁금해 하는 수사에 신경을 써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권 위원장은 "고위공직자나 재벌기업 총수들 잘못하면 물론 엄히 처벌해야 한다. 반면 옥시(가습기살균제), 폭스바겐(연비조작), 금융피라미드, 모이스피싱 등 일반 국민들이 가려워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검사들이 관심이 없다. 하지만 사실은 그런 사건이 더 중요하다. 더 많은 피해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비리척렬도 해야하지만 수사 패러다임을 바꿔 국민 일반이 힘들어하는 것에 집중하면 검찰은 더 박수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고검장은 "위원장의 고견에 깊이 공감한다"며 "수사환경이 어려워졌다는 여러가지 변명도 필요없다. 좀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수사성과를 평가하는데 구속을 했는지 누구를 처벌했는지 위주로 평가하는 여론이 많지만 그런 데 흔들리지 않고 원칙대로 잘 하도록 후배들을 지도하고 함께 일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권 위원장은 27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수원지검·서울중앙지검 검사, 법무부 인권과 검사, 서울중앙지검 부부장 검사 등을 역임했다. 이후 이명박정부 시절 대통령실 법무비서관을 거쳐 정치권에 입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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