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양쪽서 부는 제3지대 바람…대선판 바꾼다

[the300]새누리 친박-더민주 친문 일색.. 비주류 원심력 커지면 양당 안심 못해

제3지대 예고한 기호3번의 당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2차 정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 된 후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 손을 맞잡고 있다. 2016.8.27/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27일 전당대회가 친문(친문재인) 일색 지도부 선출로 마무리되자 여야 양쪽에서 제3지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치른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친박근혜(친박) 독주로 끝난 가운데 운신의 폭이 좁아진 새누리당 비박계나 더민주 비주류들이 당을 이탈, 외곽에서 뭉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현실화까지는 변수가 적잖은 만큼 대선을 앞둔 정치판이 수차례 출렁일 전망이다.

이달 들어 잇따라 치른 새누리당과 더민주 전당대회는 판박이처럼 비슷했다. 전국적, 대중적 흥행은 실패한 가운데 당원들은 각각 새누리당 친박계의 이정현 대표를, 더민주는 친문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추미애 대표를 뽑았다. 최고위원 구성 또한 새누리당은 친박이 우세하고 더민주는 청년·여성에다 권역별 최고위원까지 친문계가 차지해 주류 일색이란 공통점을 보였다.

당장 각 당의 비주류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게 됐다. 대선경선이 특정주자나 세력 위주로 흘러간다고 판단하면 장래를 도모하기 힘든 비박 주자들을 당에서 이탈시키는 원심력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 이정현 대표 체제가 되자 김무성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와 같은 비박주자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더민주 역시 마찬가지다. 추 신임대표를 비롯해 친문일색 새 지도부가 구성되면서 입지가 좁아진 손학규 전 상임고문을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등 당내 잠룡들이 제3지대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제3지대론을 내세운 정치세력이 이미 존재한다. 국회 제3교섭단체인 국민의당은 출발은 호남 야권이지만 여당 비주류와도 통하는 중도성향을 띤다. 국민의당에 대해선 외부인사를 수혈해 스스로 제3지대가 돼야 한다는 의견과 더 큰 합종연횡을 위해 제3지대의 일부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도 당의 제3지대 역할론을 강조한다. 안 전 대표는 28일 광주에서 광주전남 지역기자단 간담회를 갖고 "대선의 의미는 누구를 뽑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시대정신을 구현하느냐가 핵심"이라며 "저희는 문호를 활짝 개방해 스스로 시험대를 만들고 끊임없이 돌파해나가야 한다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범여권에도 비박 성향의 늘푸른한국당을 세운 이재오 전 의원, 새누리당에 복당하지 않고 싱크탱크 '새 한국의 비전'을 만든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이다. 지금은 이들의 세력이 약하지만 장차 나올 양당 이탈세력에게 플랫폼이 돼줄 수 있단 점에서 잠재력이 크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더민주에 대해 "문재인 전 대표 이외의 다른 주자들이 의미있는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공간은 그다지 없을 것"이라며 제3지대 세력화를 예상했다. 그는 "더민주 밖에 있는 국민의당과 다른 제3지대 세력들, 그리고 장차 있을 수 있는 더민주 이탈세력들의 결집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판이 몇 번은 출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여야를 아우르는 제3지대 등장에 1차 변수는 양당의 대선 룰이다. 이정현 대표는 슈퍼스타K와 같은 대선후보 경선을 공언했다. 이 경우 대중적 인기가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는데 친박계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유리할 걸로 관측된다. 비주류 주자들이 공정한 경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은 이들의 결단을 재촉할 수 있다. 추미애 신임대표 역시 "큰 경기장을 만들어 공정한 대선 경선을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당안팎에선 이미 전당대회 결과가 보여주듯 문재인 전 대표로 기울어진 경선장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선 직전 개헌론이 어떤 양상으로 흘려가는지는 또다른 변수다. 본인 의지와 관계없더라도 제3지대론의 주요 등장인물들이 개헌에 공감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무성 전 대표는 이원집정부식 개헌을 주창해 왔고 정의화 전 의장, 이재오 전 의원도 권력분산형 개헌에 적극적이다. 개헌에 다소 유보적 태도였던 오세훈 전 시장도 지난달 개헌 관련 에세이집 '왜 지금 국민을 위한 개헌인가?'를 출간하는 등 개헌론에 동참했다. 청와대가 개헌을 적극 반대하지 않고, 사회구조 개편에 국민적 공감대가 커지는 등 개헌론이 무르익으면 자연히 개헌을 매개로 제3지대의 힘이 커질 수 있다. 

범여권에 국민의당까지 포함한 대규모 정계개편인 경우 자타공인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의 선택도 주목된다. 대선 출마를 보장받지 못할 가능성을 안고 정계개편이란 도박에 나설 수 있겠느냐는 관측이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tbs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서 "개헌이 시대의 변화를 촉진시키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민의당이 38석을 얻은 것을 삼국지로 보면 유비가 형주를 얻은 정도로 보는데, 형주를 가지고 (천하)삼분지계를 할 수 없지 않느냐"고 국민의당 틀에 갇히지 않는 제3지대론을 말했다.

일각에선 제3지대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새누리당과 그 전신인 정당들이 분열한 예가 드문데다 여야에서 이질적 정치행로를 겪은 정치인들의 느슨한 연합체로는 기존의 강력한 여야 정당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춘석 더민주 의원은 김종인 전 대표가 참여하는 제3지대 정치세력화에 "현실적으로 그 가능성은 좀 무리가 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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