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펀드·ISA, 은행 안가도 가입될까…법개정 추진

[the300][이주의 법안]'2016년 8월2~3주'①핫액트-박용진 방문판매법 개정안

해당 기사는 2016-08-26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PDF 런치리포트 뷰어
편집자주19대 국회부터 시작한 '이주의 법안'이 20대를 맞아 시즌2로 새롭게 시작합니다. 갈수록 법안 발의건수가 많아지면서 어떤 법이 가치가 있는 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법안 발의과정에서부터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한 주 간 주목할 만한 법안을 상임위 담당 기자로부터 추천받아 추가 토론을 통해 10건 안팎으로 선정합니다. 이 중 1건을 '핫액트'로 선정해 매주 금요일자로 분석합니다. 이주의 법안들은 연말에 있을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이주의법안(2016년 8월 셋째주) 핫액트-방문판매법 개정안.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머니투데이
# 은행원 나방문 씨는 괜찮은 펀드 상품이 출시되자 평소 금융투자에 관심이 많은 지인에게 연락했다. 지인은 펀드를 가입하고 싶었지만 업무상 너무 바빠 은행창구에 갈 시간을 내기 어렵다고 했다. 보험처럼 자신을 찾아와서 계약할 수 없느냐는 말에 나씨는 어렵다고 답했다. 현행법상 펀드의 방문판매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제출한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면 일부 금융투자상품에 방문판매가 허용될 전망이다. 금융권과 금융소비자 모두에게 큰 영향을 줄 내용이다. 19대 국회부터 계속된 논의 결과를 담은 법안이어서 통과 가능성도 전보다 커졌다.

방문판매 철회규정에 막힌 금융상품
 
금융상품도 원칙적으론 학습지, 화장품처럼 방판이 가능하지만 걸림돌이 있다. 방문판매법은 14일 이내면 구매자의 변심 등에 따른 계약철회를 허용한다. 금융상품은 제조물과 달리 매일, 시시각각 수익률이 달라진다. 계약 후 2주 사이 큰 폭의 손해가 발생한 뒤 고객이 계약취소하면 그 손해는 판매사가 입는다. 때문에 금융투자상품은 사실상 방판이 막혀 있다.

이 제도는 그동안 리스크 높은 금융상품에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인정돼 왔다. 그러다 저금리, 전자금융 확대, 영업매장 축소 등 변화를 맞이한 금융권이 고객을 찾아나서는 데 불합리한 규제가 되고 말았다.

박용진 의원 법안은 방판법 적용대상에서 금융투자상품을 제외하는 대신 자본시장법에 방판 가능 상품을 명시했다. 이대로 개정되면 은행 등 금융사는 태블릿PC 등을 갖고 다니며 금융사의 영업점과 같은 시스템으로 영업할 수 있다. 고객은 영업창구로 가지 않아도 상담, 계약할 수 있게 된다.

방판 가능한 상품은 불완전판매 우려가 비교적 덜한 종류로 제한했다. 자본시장법이 규정한 채무증권과 집합투자증권(펀드)이다. '채무증권'에는 국채, 지방채, 기업어음(CP)이 포함된다. 그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투자상품도 허용했다. 업계에선 개인종합자산계좌(ISA) 등도 방판이 가능할 걸로 본다. ELW(주가워런트증권)나 ELS(주가연계증권),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은 여전히 방판이 금지된다.

19대 국회의 논의를 반영, 방문판매시 계약까지 3일 숙려기간을 뒀다. 고객은 찾아온 영업직원을 만난 당일 계약하지 않고 3거래일 후 다시 만나 계약해야 한다. 생각할 시간이 생긴다. 상담 당일에 계약할 경우도 3거래일 이후에 효력이 발생토록 규정했다. 투자자보호를 해칠 수 있는 행위는 금지하고 그 기준은 대통령령에 위임했다.

숙려기간·상품제한…소비자피해 우려 넘을까

업계는 법 개정에 기대를 건다. 고객기반을 넓히고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 그래도 몇 가지 쟁점은 넘어야 한다. 정무위는 박용진 의원안과 비슷한 내용의 이종걸 의원 법안을 동시에 논의할 전망이다. 이 의원 안은 3일 숙려기간이 없는 대신 방문판매 모든 과정을 녹취, 10년간 보관하고 소비자가 요구하면 10거래일 내에 제출토록 했다. 3거래일 숙려기간 중에도 상품의 가격·수익률이 바뀔 수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보험과 같이 상품매입의사를 전달하면 그 즉시 계약이 체결돼야 할 것"이라며 "불완전판매는 사후에도 확인할 수 있는데 굳이 (녹취) 조항을 달아야 할 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소비자피해 발생시 이를 입증할 책임을 소비자에서 금융사로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나올 수 있다. 김기식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방문판매는 허용해 달라면서 입증책임 전환을 못 받아들이겠다는 건 소비자 권리를 보호할 의사 없이 편익만 얻겠다, 이렇게밖에 안 보인다"고 주장했다. 자칫 저성과자를 방문판매 영업으로 밀어내는 수단이 될 거란 우려도 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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