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여야 전대의 흥행저조..폭염·올림픽 탓?

[the300]

오는 13일 토요일에 전북·광주 출장 결정을 통보하자 아내는 주말 출근의 연유를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 취재라고 말하자 눈을 크게 떴다. 지금 더민주 전당대회(이하 전대)가 진행 중이냐는 질문과 함께.

성급한 일반화일수 있지만 평소 정치에 관심이 적지 않은 정치부 기자 가족도 인식하지 못할 만큼 현재 더민주의 전대는 그 어느 때보다 조용히 진행 중이다.

물론 전대 흥행저조가 더민주 만의 일은 아니다. 9일 끝난 새누리당 전대는 '사상 최초 호남 출신 대표 탄생'이라는 의미가 무색하게 흥행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선거인단 사전투표율은 20.7%(지난 7·14전대 29.7%)에 불과했고, 전국 대의원 9135명 중 5720명(62.6%)만 투표에 참석해 지난 전대(74.5%)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핵심 지지층 호응조차 얻지 못한 셈이다.

이 같은 거대 양당의 전대 흥행 저조를 '올림픽'과 '무더위' 때문이라며 스스로 자조하는 정치권 인사들도 있다. 

하지만 여야 당대표 후보 모두 고질적인 계파 청산을 내세우면서도 정작 전대 경선을 통해서는 계파 간 대립 양상을 부추기는 것에서 오는 피로감이 흥행 저조의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후보의 중량감이나 신선도가 떨어지는 점도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지역마다 투표결과를 공개해 흥행을 유도하는 '순회경선'이 아닌 마지막 날 한 번의 선출대회로 지도부를 뽑는 '원샷경선'이 과열경쟁은 피했어도 국민적 관심을 불러 모으는데 실패했다는 지적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거대 정당들의 전대 흥행 저조가 일반 국민들에게 결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대를 통해 선출됐거나 선출될 두 정당 지도부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정책 방향 결정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심지어 내년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한 후보들을 국민들에게 제안하는 역할도 한다.

당원이 아니더라도, 흥행 저조 요인이 산적해 있더라도, 국민들이 두 거대 정당의 전대에 총선이나 대선에 준하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력 정당의 전대가 '그들'만의 축제가 되면 결국 정치와 정책의 흐름은 '그들'만을 위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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