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 청문회법, 열흘뒤 자동폐기? 대통령거부권 해석 논란

[the300]국회법 개정에 靑·여당 친박계 반발…거부권 행사 가능성 촉각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폐회되자 직원이 본회의장 문을 닫고 있다. 2016.5.19/뉴스1
상임위별로 현안에 대해 청문회를 열 수 있게 한 개정 국회법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와 맞물려 정국에 상당한 파장을 주고 있다. 오는 29일인 국회 임기만료까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을 공포하지 않거나 거부권을 행사, 재의결 절차를 밟지 못하면 사실상 폐기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국회는 지난 19일 상임위원회 재적 1/3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중요 안건과 소관 현안 관련해 필요한 경우 청문회를 열 수 있게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20일 국회 안팎에선 '유승민 사태'로 불린 지난해 7월 국회법 파장을 반복할 수 있단 전망이 고개를 든다.
 
개정안에 따라 20대 국회에선 지금보다 상임위별 청문회가 활발해질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위나 환경노동위에선 야당이 최우선 과제로 꼽는 가습기살균제 사태 책임규명 청문회를, 안전행정위에선 어버이연합 지원의혹 관련 청문회를, 정무위에선 '임을 위한 행진곡' 정부정책에 대한 청문회를 동시다발로 열 수 있는 셈이다.

야당이 다수를 차지한 상임위에선 청문회를 열기가 더 수월해진다. 야당도 무분별한 청문회가 되지 않도록 신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소야대 국면에 잦은 청문회 실시를 우려하는 여권은 자연히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헌법 제53조에 따르면 국회에서 의결한 법률안은 정부로 이송돼 15일 내 대통령이 공포한다. 15일 내 공포 또는 국회로 돌려보내 재의를 요구하지 않으면 법률로 확정된다. 일반적인 경우면 논란이 없겠지만 재의요구 시한인 15일 내 국회 임기가 끝나는 게 변수다.

박 대통령은 국회 임기만료인 29일까지 이 법을 공포하지 않고 사실상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때 법안이 폐기된 것으로 볼지 해석의 여지가 있다. 29일 이전 국회에 재의를 요구해도 국회가 임기만료 전 본회의를 다시 열어 재의결하기엔 시일이 촉박할 수 있다.

29일 이후 공포시한까지는 5일이 남는다. 박 대통령이 이때 거부권을 행사하면 어떨까. 20대국회가 이미 임기를 시작한 후이므로 20대국회가 재의결해야할지, 19대국회 임기만료에 따라 폐기 수순으로 볼지도 현재로선 뚜렷하지 않다. 거부권 행사는 이처럼 경우의 수가 적지않은 탓에 법적 검토 결과에 따라 국회법의 운명과 향후 정국의 방향이 달라질 전망이다.

청와대의 공식 입장은 아직 국회에 알려지지 않았다. 청와대가 거부권 카드까지 쓰진 않을 거란 반론도 있다. 국회법과 함께 통과된 130여건 법률안도 임기만료를 이유로 폐기대상이 된다면 논란이 커진다. 이 가운데 민생·경제 법안이 수두룩하다. 

만약 나머지 법안은 공포하고 국회법만 분리, 공포하지 않는다면 다시 한 번 청와대와 국회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정치적 리스크를 져야 한다. 총선 결과 여소야대로 여론이 여권과 박 대통령에게 유리하지만은 않다. 마치 헌법의 맹점을 이용하는 듯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비칠 수도 있다.

마지막 본회의를 끝내고 사실상 마감 수순에 드는 듯 했던 19대 국회. 국회법 개정 여파로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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