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삼고초려에도…孫 "곧바로 강진 내려갈 것"(상보)

[the300]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구애 기싸움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이 7일 경기도 남양주 다산유적지 실학박물관에서 열린 다산정약용 선생 180주기 묘제 ·헌다례에 참석해 '다산 정약용에게 배우는 오늘의 지혜'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마치고 기자들에 둘러싸인 채 강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2016.4.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4년 7월 정계은퇴 선언 후 전남 강진의 토담집에 칩거하던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7일 외부행보에 나서면서 야권에서 4·13 총선 지원 요청이 쏟아졌다. 손 전 고문은 여전히 정계복귀와 거리를 뒀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미묘한 기싸움을 벌였다.

손 전 고문은 이날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유적지에서 정약용 선생 180주기를 맞아 '다산 정약용에게 배우는 오늘의 지혜'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한 뒤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선거지원 요청에 대해 두루뭉술한 답변과 미소로 일관했다.

이날 새벽 김 대표와 통화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지원 여부를)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고 답했고 안 대표의 거듭된 공개 러브콜에 대해서는 "알다시피 (강진에) 갇혀 있어서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투표일이 불과 6일 남은 상황에서 사실상 야권의 막바지 구애에 손을 내저었다는 평가다. 손 전 고문은 강연이 끝난 뒤 행사 관계자들과 오찬을 하고서 "곧바로 강진으로 내려간다"고도 말했다.

강진으로 돌아가는 도중 수도권이나 호남권 측근 인사들의 유세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확대되는 데 대해서도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손 전 고문은 지난달 30일 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더민주 이찬열(경기 수원갑)·김병욱(경기 성남분당을)·임종성(경기 광주) 후보의 사무실을 잇따라 찾았다.

애초에 손 전 고문의 막판 등판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는 게 주변인사들의 얘기다. 손 전 고문의 측근인사는 "야권연대가 이뤄졌다면 결단을 내리기가 한결 수월했을 것"이라며 "(측근들이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나뉜) 지금 상황에서는 우산장사 짚신장사 자식을 둔 심정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날 강연장과 강연 이후 이어진 점심식사 자리에도 더민주와 국민의당 소속 측근인사들이 섞여 묘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더민주에서는 비례대표 안정권인 10번을 받은 김성수 대변인이 행사 내내 자리를 지켰고 국민의당에서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손 전 고문의 측근 신학용 의원 등이 강연장을 찾았다.

한뿌리에서 갈라진 야권의 두 당은 올 들어 경쟁하듯 손 전 고문에게 손을 내밀었다. 안 대표는 지난 2월26일 손 전 고문의 사위 빈소를 조문하면서 "꼭 도와달라"고 한 데 이어 지난 5일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도 "(손 전 고문은) 국민의당에 꼭 필요한 분"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손 전 고문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직 고사 이후 지난달 26일 한차례 더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을 전남 강진에 보냈다. 선거유세가 시작된 뒤에도 김 대표는 손 전 고문과 수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다.

양당이 손 전 고문에 매달리는 것은 선거 막판 외연을 넓히는 데 손 전 고문 영입만한 효과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손 전 고문은 야권의 돌파구가 흐릿할 때마다 떠오르는 대표적인 소방수로 꼽힌다. 과거 새누리당 유력주자 출신로 보폭이 왼편에만 치우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중도 부동층이 중요해진 요새 정치현실에 들어맞는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날 손 전 고문의 답변에서 양당을 바라보는 온도차가 감지된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치권 한 인사는 "발언의 행간을 보면 생각의 여지를 남긴 것과 모르쇠 반응을 보인 차이가 있어 보인다"며 "손 전 고문이 향후 정치판도를 살피면서 복귀시기와 무대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고 말했다.

손 전 고문과 가까운 인사 대부분도 손 전 고문이 마냥 칩거생활을 이어가진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 손 전 고문은 이날 강연에서 '새로운 정치리더십과 미래성장동력 발굴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내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올 들어 부쩍 잦아진 정치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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