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입성 9부 능선?…내 정치 목표는 5부도 못 넘어"

[the300][피플]비례대표 1번 공천 받은 이정미 정의당 부대표

김세관 기자 | 입력 : 2016.03.17 08:25

이정미 정의당 부대표.

국회에서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는 원내 정당들은 최근 20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 후폭풍으로 집안싸움이 한창이다. 공천을 받지 못한 중진들이 연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이 당에서 나와 저 당으로 가는가 하면, 불공정 비례대표 경선 파문까지 일어 ‘정치 혐오’라는 나무에 물까지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진보정당이자 제4정당인 정의당은 조용하고 신속하게 당 공천을 진행 중이다. 지난 11일에는 진성당원 총 투표를 통해 정한 비례대표 순번도 이미 발표했다.

이 중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을 받은 이가 이정미 정의당 부대표다. 정의당 창당 멤버이자 오랜 기간 당의 입인 대변인 역할을 한 이 부대표는 지난해 7월부터 부대표로 선출돼 활동 중이다.

정치권에선 이번 총선의 정의당 비례 의석수를 3~4석 정도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하면 비례 1번인 이 부대표는 국회 입성의 9부 능선을 넘은 셈.

그러나 15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난 이 부대표는 “개인적인 상황은 9부 능선을 넘었을지 모르지만 제 정치 목표는 5부 능선도 넘지 못했다”고 말했다. 본인 뿐 아니라 최대한 많은 진보인사들과 함께 국회에 입성하는 것이 비례 1번으로서의 책임이자 진짜 목표라는 것.

이 부대표는 2004년 17대 총선 당시 민주노동당이 거둔 성적에 준하는 결과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당시 민노당은 13%의 정당 지지율을 받고 비례 의석 8석을 차지했다.

이 부대표는 “많은 분들이 정의당이 많아 봐야 비례 3~4석 얻지 않겠냐고 하시지만 저와 정의당의 목표는 더 크다”며 “2004년 비례 8번이었던 노회찬 후보가 국회에 입성해 진보정치를 이끌었듯이, 2세대 진보정치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조성주 후보(비례 6번)와 국회로 함께 갈때 진짜 저의 정치가 9부 능선을 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대표의 국회 입성은 거의 확실시 된다. 이에 따라 그는 의정활동 시작과 동시에 1호 법안으로 ‘생활동반자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 부대표는 “우리의 가족 구성이 상당히 변화되고 있음에도 정상혼을 이루는 것 외에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제도권 장벽이 물론 높지만 삶의 변화에 부응하는 정치 변화도 필요하다”며 “다양한 삶의 형태를 제도적으로 보호하는, 소수자와 약자를 보호하는 법안도 국회 안에서 정정당당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대표는 “국회 300명 의원 중 우리 사회의 불평등 때문에 고통받는 약자·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는 많지 않다”며 “정의당의 의원들과 제가 힘 없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대변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까지 남은 할 달은 짧다면 짧을 수 있지만 길게 보면 우리를 보여 줄 수 있는 기회도 많다”며 “한 달 동안 정책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내 인생에 쓸모 있는 정당이라는 신뢰를 준다면 정당지지율 두 자릿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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