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인물로 본 공천전쟁

[the300](종합)

대선 땐 내전, 이번엔 공천전쟁…이한구 vs 김종인

20대 총선을 앞두고 70대 베테랑 정치인 두 사람이 정치판을 휘어잡고 있다. 공청권을 쥔 이들은 당 핵심 인사에 대한 컷오프(공천배제)도 마다하지 않는다. 주변의 견제와 비판에도 아랑곳없다. '마이웨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위 사진 왼쪽)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위 사진 오른쪽) 대표. 특유의 카리스마로 공천 정국을 주도하고 있는 이들 두 사람을 빼고 이번 총선을 논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위원장은 상향식 공천 틀 내에서 개혁 공천이라는 목표를 위해 검투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고, 김 대표는 계파 구도를 깨뜨리고 추락한 제 1 야당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공천 칼날'을 기꺼이 휘두르고 있다. 두 사람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전문가-뚜렷한 소신' 닮은 꼴, 경제민주화로 첫 격돌 = 두 사람은 당대에 내노라하는 경제전문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위원장은 재무부가 낳은 '3대 천재'라는 평가를 듣던 엘리트 관료다. 일찍 공직을 떠난 이후에는 대우그룹에서 실물 경제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김 대표는 1973년부터 10여 년간 서강대에서 경제학과 교수를 지낸 이른바 '서강학파'의 핵심 인물이다. 이후 정치권에 발탁돼 비례대표 국회의원,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거쳤다.

 두 사람의 개인적인 인연은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대표는 당시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신군부가 내각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재무분과위원으로 참여했다. 국보위는 당시 공직자 숙정 작업을 벌였고 이 때 숙정된 인사 중 한명이 이 위원장이었다. 갑작스럽게 퇴직하게 된 이 위원장은 군부가 2년간 민간기업 취업제한 조치까지 내리면서 고초를 겪어야 했다. 피해자와 가해자 그룹의 일원이라는 악연으로 두 사람의 질긴 인연이 시작됐던 셈이다.

 각자의 길을 걷던 이들이 다시 마주한 것은 지난 대선 때다. 2012년 대선 때 이 위원장은 여당 원내대표로, 김 대표는 대선 공약을 책임지는 국민행복추진위원장으로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뛰었지만 경제민주화 공약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 전도사 역할을 했지만 이 위원장은 경제민주화 정책에 비판적이었다. 웬만해선 타협하지 않는 두 사람 답게 험악한 말싸움까지 오갔다. 두 사람의 정면충돌은 중앙선대위 명단에서 이 위원장의 이름이 빠지면서 사실상 김 대표의 승리로 정리됐다. 하지만 박 대통령 취임 이후 경제민주화 보다는 경제활성화 정책에 무게가 실리면서 김 대표가 당을 떠나는 등 다시 승부가 역전됐다.



◇물갈이 공천 총대…역풍 우려도= 소신이 강한 두 사람이 총선 국면에 전면 등장한 것은 우연으로만 보기 힘들다. 복잡한 이해관계를 뚫어내고 목표한 바를 이뤄내는데 이들만한 적임자가 없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상향식 공천 틀 속에서도 현역 교체를 주장하는 친박(친 박근혜)계의 적극적인 지원을 업고 선임됐다. 공천 주도권을 확실하게 쥐면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우선, 단수추천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천명하면서 전략공천 불씨를 지폈고, 공관위를 장악한 뒤 김무성 대표와의 힘겨루기에서도 완승했다는 평가다. 상향식 공천이 현역 의원들에게 불리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당이 정한 '당원 30%, 일반국민 70%' 경선 원칙을, '일반국민 100%'으로 돌리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했던 유승민 의원 등 일부 비박계 의원들에 대해서도 '당 정체성 부적합자'라는 이유로 컷오프에 나서는 등 '이한구표 전략공천'을 완성해가고 있다.

김 대표는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진 않았지만 당 대표로서 공천에 전권을 행사하고 있다. 더민주 당무위원회는 김 대표가 이끄는 비대위에 선거 관련 권한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4월13일까지 위임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선거관련 당규와 시행세칙에 대한 수정권한을 비대위가 갖게 된 것으로 이례적인 조치다. 김 대표에게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때쯤 부터다. 공천권을 접수한 김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문재인 대표 시절 '의원 평가 하위 20% 컷오프'에 더해 추가 정밀조사를 통한 2차 컷오프를 추진했다. 2차 컷오프에서도 초반은 핵심을 비껴나간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여론 영향력이 큰 정청래 의원에 이어 당 주류인 친노(친 노무현)계 좌장 이해찬 의원까지 공천 배제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두 사람의 질주에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위원장은 공식 절차를 거쳐 확정한 상향식 공천 틀을 무력화시켰다는 점이 부담이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원하는 물갈이에는 어느정도 목적을 달성했지만 자칫 여론의 역품이 불 경우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 대표도 컷오프 수위를 높이면서 당내 주류인 친노와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해찬 정청래 의원의 공천배제에 대해선 '득보다 실'이 크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공천으로 본 대권 삼국지…한계 '무대'·공고 '친문'·'홀로' 안철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야당 의원들의 입장을 기다리며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6.1.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4·13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공천 윤곽이 드러나면서 각 당 대권주자들의 당내 입지가 확인되고 있다. 총선이 끝나면 바로 대선정국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권주자들 향방의 가늠자가 되고 있다.

◇한계 보여준 김무성, 살아 돌아올까 유승민= 새누리당은 야권에 비해 차기 주자 '풀'이 약하다는 평이지만 부동의 1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적지않은 타격을 받은 것으로 지적된다.

김무성 대표가 주창해온 '상향식 공천'이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이 이끄는 공천관리위원회에 의해 무너진 데다가 계파 갈등 속 김 대표 측근 의원들의 공천이 '인질'화되면서 리더십 손상이 불가피해졌다. 수도권에서는 김 대표의 '양팔'로 꼽히는 김학용 새누리당 대표 비서실장과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의 공천이 마지막까지 결정되지 못했다. 다른 측근인 영남 지역 강석호 박민식 의원 등은 공천이 지연되다 14일 밤에야 경선이 확정됐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김 대표의 상향식 공천 약속만 믿고 총선을 준비하다가 '물먹은' 예비 후보자들이 다수인데다가 상향식 공천 논란 때마다 김 대표를 대신해 앞장섰던 측근 의원들의 공천까지 위험에 빠트리는 모습에 실망감이 짙게 배어나오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청와대의 '공천학살' 조준에도 대구 유권자들의 지지세를 확인시키며 정치적 비중을 키웠다. 20대 국회에 살아 돌아오면 그 자체로 새누리당 대권주자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란 평가가 많다. 친 유승민계에서 처음으로 이이재 새누리당 의원이 '컷오프'되고 조해진·이종훈 의원 등 측근 의원들의 공천도 마지막까지 숨을 졸여야 했다.

중도보수층과 수도권 지지를 이끌어낼 대안으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떠오르고 있는 것도 유 의원의 대권 운명을 가를 변수다. 오 전 서울시장이 '정치1번지' 서울 종로에서 성공적으로 '컴백'할 경우 유의원이 새누리당 안에서 움직일 공간이 많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차 중앙위원회의에서 지도부 총사퇴를 선언한 문재인 대표를 바라보고 있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후 353일만에 김종인 위원장에게 전권을 이양하고 총선정국에서 백의종군한다. 2016.1.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친노' 청산 속 묘한 '친문' 강화…'안희정의 남자들' 선전=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대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칼을 휘두르는 형국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 크게 불리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문재인 대표 체제 당시 '문재인 흔들기'의 주역들 상당수가 탈당했고 우윤근·김태년·윤호중·박남춘·홍영표 의원 등 친문 현역 의원들 상당수가 '친노 패권주의 청산' 구호 아래에서도 건재를 과시했다. 원외에서도 김경수·최인호·정태호 등의 인사들이 비교적 어려움없이 공천을 받았다.

더구나 당내 영향력이 큰 이해찬 국민의당 의원의 컷오프와 정세균계의 축소로 '친문'의 상대적인 위상은 더 공고해졌다는 평가도 있다. 

야권 사정에 밝은 한 정치평론가는 "이해찬 의원이 친문 핵심인데 과연 쳐낼 수 있겠느냐는 전망이 있었지만 친노의 상징성이란 측면과 함께 총선 후를 내다본 정리"라며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최인호 전 혁신위원이 이 의원의 백의종군을 요구한 바 있듯 친문과의 이해관계와도 맞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가 총선에서 손을 놓아버리는 것은 총선 이후 당 주도권을 장악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미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비례대표나 부산 출마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김 대표와 문 전 대표 간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리는 지점도 여기다. 문 전 대표가 총선 지원에 나서는 타이밍을 두고 김 대표가 "서두르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안희정 충남지사의 남자들이 무난히 공천 과정에 안착하고 있어 주목된다. 박수현·박완주 등 충남 지역 의원 뿐 아니라 전주갑의 김윤덕 의원이 대표적인 '안희정계' 현역 의원이다. 여기에 나소열 전 서천군수(보령서천)와 이후삼 전 충남지사 정무비서관(제천단양)이 충청권에서 단수 후보로 확정됐고 안 지사와 가까운 백원우 전 의원(시흥갑)도 무난히 공천을 확정지었다. 

안 지사의 비서실장을 지낸 조승래 예비후보(대전유성갑)와 김종민 전 충남도 정무부시장(논산·계룡·금산), 정재호 고양을 예비후보 등은 경선에 올라 안희정계의 약진으로 평가된다. 이들 중 상당수가 차기 대선에서 안 지사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11일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주·부여·청양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김종인 대표가 직접 참석해 안희정계에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자아냈다. 지난달 24일 국회를 방문한 안 지사가 김 대표를 방문해 현안들을 주고받은 것도 이목을 끈 바 있다.

이에 비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 인사들은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어 비교된다. 서울 성북을에 단수공천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유일하게 본선행에 올랐다. 천준호 전 비서실장은 서울 도봉을에 도전했지만 오기형 변호사의 전략공천으로 고배를 마셨고 권오중 전 정무수석은 서울 서대문을 경선에서 탈락했다. 경선을 앞두고 있는 임종석 전 정무부시장은 이해찬 의원의 컷오프를 계기로 지도부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박원순 시장이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노원갑의 오성규 전 시설공단이사장과 동작을의 강희용 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등의 경선 결과에 따라 박 시장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제20대 총선을 30일 앞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2016.3.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마이웨이' 선언 안철수…야권통합 후보와는 멀어져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국민의당 창당을 통해 대권주자로서의 독자행보를 시작했다. 천정배·김한길 의원 등과의 연합 성격으로 출발했지만 '제3당의 길' 개척을 위한 '안철수색'을 강화하고 공천 역시 '안철수색'이 짙어지고 있다.

국민의당이 처음 기대에는 못미치는 모습이지만 호남을 기반으로 20대 국회에서 원내 교섭단체 구성에 근접하는 의석을 확보하면 대권주자 입지를 굳히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총선 이후에 펼쳐질 대선정국에서는 대권주자들의 '개인플레이'가 중요해지고 안철수 대표의 대중성과 기존 정치인과의 차별성이 또한번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대선은 총선과 달리 다자구도가 어렵다는 점에서 안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더불어민주당과 야권 통합을 통한 대선 후보가 되는 길에서는 멀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권의 분화에 따른 '제3의 길'을 모색할 수 있는 여지가 없지는 않지만 아직까지는 가능성이 낮다.

국민의당 내에서도 안 대표가 차기 대선에 대한 욕심없이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전념하고 대선에 대한 문호를 열어둘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선에 이르러 야권통합이 절박한 과제로 다가올 때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다른 대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공천전쟁' 이슈 메이커…돌출발언 '홍창선'·취중막말 '윤상현'

홍창선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정론관에서 20대 총선 경선지역 가운데 18곳을 발표하던 중 자신에게 첫 번째로 연락하는 기자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이날 홍 위원장은 업무용 휴대전화로 오는 전화만 받겠다면서 생방송 되는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업무용 휴대전화번호를 불러주고서는 "이리로 전화해서 제일 빨리 된 분에게 제가 상을 드린다"고 말했다.이에 회견장에 있던 한 신문사 기자가 전화를 걸었고 홍 위원장은 그를 앞으로 불러 "이게 뭐냐, 펜이다. 저는 칼도 없는데 칼을 휘둘러"라며 펜을 선물로 건넸다. 2016.3.9/뉴스1

총선 전 공천 탈락자들의 불복으로 인한 '잡음'은 매번 벌어지는 현상이지만 이번 공천에서는 여야 공천관리위원장들의 돌출행동에도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의 '취중막말'은 본인의 공천탈락은 물론이고 친박(친박근혜계)의 공천전략을 전면 수정케 했으며, 야당은 대표적인 '당 대포'인 정청래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면서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이번 공천과정에서 가장 주목받은 사람은 아무래도 칼자루를 쥔 여야의 공천관리위원회 수장들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홍창선 공관위원장은 예기치 못한 공천결과 발표 브리핑 과정에서 돌출발언과 행동으로 '공당의 공천 발표가 장난이냐'라는 취재진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결국 그 사건이후로 공천결과는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이 발표하게 됐다.

새누리당의 이한구 공관위원장 역시 독선적인 회의 진행으로 비박계 공관위원이었던 황진하 사무총장과 갈등을 빚었다. 황 사무총장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공천 방식 발표 지연을 기점으로 공관위 활동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황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독선적인 운영에 대해) 하지말라고 수차례 말했지만 사람 성격이 원래 그런건지 못 고친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두명의 공관위원장 외에 가장 주목받은 여당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사는 윤 의원이다. 친박 핵심인 윤 의원은 여당 공천 막바지에 최대 변수였다. 지난 8일 윤 의원의 김무성 대표에 대한 '취중 막말'이 알려지면서 본인의 공천을 포함해 친박계의 공천 전략마저도 재검토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이다. 

이 발언은 친박계가 김태환 의원을 공천 배제와 함께 비박계 의원들도 동반 탈락시키려던 이른바 '논개작전'이 시작되자마자 알려져 찬물을 끼얹는 역할을 했다. 이 사건으로 당 안팎에서 용퇴를 요구받던 윤 의원은 결국 공천에서 배제됐다. 

반면 여당 공천 내홍의 첫번째 사건인 '친박 살생부' 파동을 일으켰던 정두언 의원은 살아남았다. 정 의원은 지난달 말경에 김 대표가 친박계 핵심인사로부터 40여명의 물갈이 명단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여당내 계파갈등을 촉발시켰다. 살생부 존재 여부를 놓고 진실공방이 벌어지는 당시에 정 의원은 "인생을 보고 판단해달라"고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고 김 대표가 사과표명을 하면서 일단락 됐다.

정 의원의 발언에서 시작된 '살생부 파동' 역시 여당 공천에 큰 영향을 줬다. 황 사무총장의 공관위 보이콧 계기가 김 대표의 공천 발표 연기였는데 이 공관위원장이 밝힌 연기 사유가 살생부 논란을 일으킨 정 의원과 형평성을 맞춰 같이 발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야당에서는 단연 정청래 더민주 의원이 가장 주목 받았다. 정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이 전략검토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공천에서 배제됐다. 정 의원은 공천심사가 진행되던 8일 평소의 '꿋꿋함'과 달리 트위터에 "최전방 공격수를 하다보니 때로는 본의 아니게 불편하게 했던 분들께 죄송하다. 다시는 그런일이 없게 하겠다"며 몸을 잔뜩 낮췄지만 결론이 바뀌지는 않았다. 

정 의원의 공천배제가 결정된 후 더민주는 한동안 곤혹을 치뤘다. 정 의원의 지지자들이 공천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일부 의원들도 온라인상에서 공천배제 부당함을 주장했다. 더민주 내부에서 대체제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 재심마저도 기각된 정 의원의 향후 행보도 공천과정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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