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통합'에 포위된 안철수, '안갯속' 당 리더십

[the300]안철수 측, "통합하려면 당 나가야" 강경 어조…'정면돌파' 리더십 회의적

국민의당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무소속 박지원 의원 집무실을 방문해 박 의원과 회동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주승용 원내대표, 김영환 공동선대위원장, 박 의원, 권노갑 전 더민주 상임고문, 안 공동대표, 천 공동대표. 2016.03.0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새 판 짜기'를 내세웠던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당 안팎에서 '야권통합론'에 포위된 형국이다. 안철수 공동대표 측에선 "통합하려거든 국민의당에서 나가면 된다"며 격앙된 반응도 나오고 있지만 통합론을 잠재울 당내 리더십 부재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국민의당에 합류한 박지원 의원은 합류 선언 하루만에 '야권통합 주도'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박 의원은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반드시 (후보) 단일화라도 해서 총선에 임하고 총선 후에는 대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모두 총선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어렵지만 지도부에서 좀더 심도있는 논의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정장선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장도 "야권이 하나로 되지 않으면 굉장히 선거가 어렵고 역사적으로 큰 과오를 범할 수도 있다"며 "공천이 종료되고 후보가 확정되면 통합이 사실상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지금 아니면 실질적으로 못 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지도부 문제를 걸고 탈당한 의원들은 이제 탈당 명분이 사라진 상태"라며 국민의당에 합류한 탈당파 의원들을 향해 '야권통합'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대표의 이 같은 제안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표가 꺼낸 '야권통합'이 국민의당과의 당대당 통합이 아닌, '원대복귀'를 의미, 사실상 안 대표를 배제하고 더민주 중심의 여야 일대일 구도를 끌어나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더민주 비대위가 '현역 물갈이'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탈당파 의원들이 쉽게 복당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따라서 김 대표가 '야권통합'을 꺼낸 것은 공천 확정 과정에서 탈당 원심력을 미리 차단하고 총선 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내부용 카드란 분석이 우세하다.

문제는 '야권통합' 카드에 너무 쉽게 흔들리는 국민의당 상황이다. 창당 초기 더민주 탈당파 의원들이 탈당 명분으로 야권통합을 내세웠으나 국민의당이 '기득권 양당 구조 타파'를 구호로 '제3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면서 독자 생존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당 지지율이 하락을 거듭하고 호남에서마저 더민주에 뒤지게되면서 다시 더민주와 후보 연대 내지는 총선 후 통합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김 대표가 '야권통합' 카드로 복귀 명분을 주는 모양새를 취하자 국민의당 내부가 크게 요동치는 분위기다.

국민의당 수도권 한 의원은 "총선 끝나고 대선에서는 만나야 하는데 국민의당과 더민주가 서로를 떨어뜨리는 공천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며 "정권교체하자고 혁신도 하고 분당도 하는 거지, 야당 공멸로 가서 되겠느냐"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여기에 안 대표와 함께 국민의당 '삼두(三頭)'인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와 김한길 국민의당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이 "당내에서 심도있는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김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과 가까운 최재천 무소속 의원이 더민주의 김 대표와 국민의당의 김 위원장 등을 잇는 야권통합 물밑작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안 대표 측은 "야권통합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로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안 대표는 전날 김 대표의 제안에 대해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당내 문제부터 정리하라"고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안 대표 측은 "통합을 하고 싶은 사람은 국민의당을 나가면 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상돈 국민의당 공동 선대위원장도 "당을 흔드려는 의도에 정면돌파해 나갈 수밖에 없다"며 통합론과 선을 그었다.

그러나 국민의당 출범 후 야권통합과 독자행보, 호남 지역 우선과 수도권 확장 등 당 노선 확립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 안 대표가 야권통합론에 흔들리는 국민의당 내부를 다잡을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의문 부호다. 안 대표는 최근 국민의당의 부진에 무한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히고 민생행보 강화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이에 대해 당내 리더십 발휘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당 한 핵심 관계자는 "원인을 알고서도 그 원인에 대한 해결책을 실행할 수 없는 것이 현재 우리 처지"라고 현재 국민의당과 안 대표가 처한 상황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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