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방지법에 발목잡힌 선거구 획정안, 野 "협상틀 원점 재검토도 가능"

[the300]이종걸 "야당과 경호협조 없었다…北테러경보 첩보수준 판단"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우윤근 더민주 비대위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에 대한 대정부질문에 앞서 논의하고 있다. 2016.2.19/사진=뉴스1

간밤 선거구 획정 기준안과 쟁점법안의 처리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 지도부 회동이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종료된 가운데, 여야는 다시 법안 협상을 둘러싼 거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에서 19일 본회의 처리를 주장하고 있는 테러방지법의 경우 여야의 입장차가 작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합의까지 어려움이 예상된다. 시일이 촉박한 선거구 획정 기준안의 경우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처리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전날 여야 지도부 회동이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중단된 것에 대해 '청와대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 원내대표는 "여야 회동을 하며 또 한번 대통령의 존재감을 느꼈다"며 "비교이익을 형량해 볼 때 부정적 측면이 더 많은 법안에 대한 졸속합의를 종용하는 대통령의 태도를 저희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의 협상태도를 지켜본 후 특별한 변화가 없으면 협상의 틀을 다시 짜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선거구 획정 지연이 공천룰도 정하지 못한채 친박 비박간 벌어지고 있는 권력투쟁 때문이라는 것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며 "오늘까지 여당과 협상한 후 협상 틀 처음부터 다시짜는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여야 회동의 의제를 선거구 획정과 새누리당 쟁점법안의 처리로 하지 않고 우리당이 요구하는 법안과 새당이 요구하는 법안과, 법안대 법안을 다루는 것이 새로운 방안"이라며 "선거구 획정 지연은 전적으로 새누리당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여야 지도부 회동은 3시간여 동안 진행됐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여당 측은 최근 북 도발로 테러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테러방지법도 19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을 주장했고 야당 측은 의견 차이가 큰 테러방지법은 빼고 합의가 가능한 선거구 획정안과 북한인권법만 처리할 것을 주장했다. 

이병기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 현기환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를 찾아 오전 10시30분 정의화 국회의장을 시작으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차례로 만난다. 이들은 최근 국내외에서 높아진 테러의 위험성을 설명하고, 테러방지법 처리를 위한 국회의 협조를 강조할 계획이다.

야당 측은 테러방지법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전날 국정원의 긴급 테러정보 발표 보며 국정원이 정치적 중립성을 갖고 테러 방지에 나설 수 있는 기관인지 회의가 들었다"며 "1948년 대한민국 건국 이래 간첩이나 무장도발을 법이 없어서 막지못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1급 테러 경계령이 내려지면 김종인 대표나 야당 원내대표에게 경호 협의를 할텐데 아직까지 전혀 없다"며 "북한이 테러를 지시했다는 정보가 사실이라면 국정원이 테러방지법 반대한 야당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고의로 업무를 게을리 하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정원 동향으로만 놓고 보면 국정원도 김정은의 직접 테러 지령설은 첩보수준으로 판단하는 단계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첩보수준 내용 가지고 국정원 중심 반테러법 신속한 처리 요구하는 것이야 말로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선거구 획정안이 이날까지 처리되지 못할 경우 정의화 의장이 직권처리 등의 절차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의화 의장은 전날 회동을 앞둔 여야 지도부에게 친전을 보내 "무슨 일이 있어도 선거구 획정기준을 합의해 19일 오전까지 선거구 획정위원회로 기준을 보내고 23일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의화 의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아무 얘기도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오늘은 중요한 날이기 때문에 경과를 좀 보고 얘기하자. 오늘 특별히 내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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