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민심에 촉각, 총선 너머 대선 보는 잠룡들

[the300]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박용만 대한상의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장기 경제어젠다 추진 전략회의에서 기념촬영을 마친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2016.1.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차기 대권을 노리는 여야 잠룡들이 총선 민심의 분수령이 될 설 연휴를 전후로 물밑 행보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박근혜 정부 하반기 치러지는 4·13 총선은 차기 대권가도의 전초전 성격을 띨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설 연휴에 터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사태에 대한 대응에서도 차별화 전략에 대한 고민이 묻어난다.

여권 차기 주자 가운데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당초 지역구인 부산 등에 머물며 정국 구상을 하려던 계획을 전면 취소한 채 상경해 긴급 최고위원회를 여는 등 안보 경쟁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김 대표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며 주한 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 배치 협의는 물론, 여야간 쟁점법안인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 처리도 촉구하고 나섰다.

김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총선 공천을 둘러싼 친박(친박근혜)계의 압박과 견제로 흔들리는 당내 입지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선거 국면에서 반전 카드가 될 수 있는 안보 정국을 맞아 보수층 끌어안기에 나섰다는 얘기다.

김 대표가 이른바 '무대(무성대장) 대세론'을 지켜내기 위해선 어떻게든 총선 압승을 이끌어야 한다. 승패의 기준은 최소한 현재 의석수(157석) 이상이다. 김 대표는 180석까지 언급했다. 당내에서 오만함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비판이 일자 지지를 호소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정도 성과는 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감이 묻어난다. 김 대표의 총선 트레이드마크인 상향식 공천제에 대한 친박계의 반발에 '권력자' 발언까지 내놓으며 대립각을 세운 상황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하더라도 현재 의석수를 넘지 못하면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야권 선두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더민주) 대표에게도 총선 승리가 절실하다. 당내 비주류의 반발과 탈당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총선 결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문 전 대표도 신년기자회견에서 "총선에서 정권교체의 희망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제 역할이 여기까지라고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총선과 정치생명을 연계한 셈이다.

총선 결과가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 전 의석수인 127석은커녕 현재 의석수(109석)에도 못 미칠 경우 야권 분열의 책임까지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대권 주자로서의 생명에도 치명타가 된다. 반대로 더민주가 문 전 대표 퇴진을 계기로 달라진 당 안팎의 평가를 발판으로 127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한다면 야권의 다른 경쟁상대를 제치고 단숨에 대세론을 굳힐 수도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에게도 이번 총선은 정치적 리더십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다. 지난해 12월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을 탈당해 신당까지 꾸린 마당에 총선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대선가도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물론, 정치적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 이미 총선 정국에서 현역의원 20명 이상을 확보해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세를 과시하겠다는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일 창당한 데 이어 복심인 박선숙 전 의원을 당 사무총장에 임명하는 등 당권 장악의 고삐를 당긴 것도 총선 너머의 대권 행보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원순 시장은 측근 인사들의 총선 출마로 시동을 걸었다. 기동민·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오성규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천준호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등이 더민주에 입당했다. 이른바 박원순 키즈의 국회 입성 여부는 대권가도 다지기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박 시장은 설 연휴를 앞두고 기동민 임종석 전 정무부시장을 찾아 함께 지역구 전통시장을 돌며 간접 지원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