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의장, 국회선진화법 개정안 정식 발의 추진

[the300]개정안 만들고 서명 절차 돌입…공식 테이블서 여야 논의 계기, 야 '시간끌기' 우려도

 

정의화 국회의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후 국회 선진화법 개정안에 따른 중재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6.1.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선진화법 개정과 관련한 자신의 중재안을 정식 법안으로 발의한다. 법안이 발의되면 소관 상임위인 국회운영위원회에 회부돼 여야가 개정안을 공식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를 시작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여당이 야당의 '시간 끌기'를 우려해 상임위 개최 자체를 거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회 관계자는 26일 "중재안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을 만들어 의원들의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면서 "10명 이상의 서명을 받는대로 발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 발의는 국회의원 10명 이상의 서명이 있으면 가능하다.


 정 의장은 전날 안건 신속처리 제도의 안건 지정요건을 재적의원 과반수로 바꾸고 심사기간을 75일로 단축하는 내용과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기간을 90일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중재안을 발표했다. 새누리당은 앞서 국회 과반 의원 요구시 법안을 본회의에 올릴 수 있도록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범위를 넓히는 국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운영위에서 해당 개정안을 '폐기' 해 국회법 87조를 활용해 본회의 바로 부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정 의장은 여당안에 대해서는 '다수당 독재 법안'이라며 반대 입장이다.
 
 정 의장이 정식으로 중재안을 발의하면 법안은 국회운영위원회에 회부돼 논의에 들어간다. 국회 관계자는 "국회선진화법 개정안은 매우 중요한 법안"이라며 "여야를 공식 논의테이블로 불러내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이날 정 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에 대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양상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장기 경제어젠다 추진 전략회의’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 의장이 낸 중재안도 검토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당에서 낸 안(권성동 의원안)하고 절충해서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여당 핵심관계자도 “개혁 법안들을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중재안대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도 “그걸 할 수 있게 절충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중재안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국회운영위에서 논의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제시한 국회 선진화법 개정안을 수용할 수는 없댜. 그러나 국회 운영위에서 심도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의 법안 발의가 선진화법 개정 논의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운영위에서 논의가 시작되면 더불어민주당이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제안해 '시간 끌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회법 57조의2에 따르면 상임위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다. 안건조정위원회는 여야 동수로 구성되면 90일간 논의를 진행한다.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법안소위에 회부된다. 국회 운영위 법안소위도 여야 동수로 구성돼 있어 야당이 합의해주지 않으면 법안 통과가 어렵다. 


여권 관계자는 "운영위 전체회의를 열면 야당이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새누리당이 운영위 개최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 의장 입장에서도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자신이 발의한 중재안이 논의 중인 상황에서 새누리당안이나 수정안을 바로 본회의에 상정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운영위에서 '셀프 폐기'된 새누리당안은 국회 87조에 따라 의원 30명 이상의 요구로 본회의에 바로 부의될 수 있다.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에 대한 상정권한은 의장에게 있다. 의장과 새누리당이 중재안 등 수정안에 합의할 경우 일단 새누리안을 상정한 뒤 바로 수정안을 본회의에 제출해 의결을 할 수 있다. 야당이 반대해도 다수당인 여당이 찬성하면 본회의에서 가결될 수 있다. 정 의장의 중재안 정식 법안 발의로 이러한 절차를 밟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국회 관계자는 "운영위 논의 상황을 봐가면서 추가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안다"면서 "19대 국회에서 선진화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장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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