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세워놓고 '볼 일' 본 남자…이목희의 '복지국가' 도전

[the300][국회의원사용설명서]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편집자주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과 관심사, 경력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드립니다. 의원의 경쟁력과 정치적 미래,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심부름꾼'을 어떻게 '사용'해야 우리 사회가 한걸음 나아가고 우리의 삶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지, 분야별 '파워분석'을 통해 보여드립니다.


 

경북 함창중학교 운동장에서 이사장 회갑 잔치가 열렸다.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한 상주중 2학년 학생이 막걸리에 거나하게 취한 상태로 운동장에 들어섰다. 교실은 무너지기 직전인데 학교 시설에 투자는 못할 망정 재단 이사장 회갑이라고 유명 가수들을 불러들인 게 꼴 뵈기 싫어서다. 학생은 주머니에 넣어뒀던 돌을 던지며 "잔치를 그만 두라"고 항의했다. 결국 3학년 때 강제전학을 가게 됐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된 학생은 196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3선 개헌 시도에 반발해 시위를 주동했다. "내가 배운 민주주의와 달랐다"는 이유에서다. 집에서 성명서와 플래카드를 만들었다. 집안 어른들의 걱정이 컸지만 자식이 옳은 길을 가겠다는 걸 말릴 순 없었다. 

그렇게 학생은 일찌감치 '운동가'로 커 가고 있었다.


[키워드1-노동운동]


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학을 졸업한 뒤 당시 가장 큰 노조였던 섬유노조에 들어갔다. 이 의원은 "내가 세상으로부터 받은 걸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회고했다.

집은 가난했지만 어찌 됐든 서울대학교까지 나왔다는 부채의식때문이었다. "학생운동과 재야 민주화운동만으론 진정한 민주화를 이루긴 힘들다고 판단했다. 역시 조직된 부대가 있어야 했다" 그는 노동자 '조직화'에 나섰다.


이 의원은 전두환정권이 만든 '노동악법' 중 '제3자 개입금지' 조항의 첫 희생자이기도 했다. '제3자 개입금지'란 노조가 단체교섭을 하거나 쟁의를 할 때 제3자가 '도와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해당 조항으로 두 차례나 감옥에 갔다.


민주노총이 만들어지면서 이 의원은 이제 '제3자 개입'의 필요성이 줄었음을 실감했다. DJ로 정권교체가 되면서 수배당할 일도 사라졌다. 그 때부터 이 의원은 정치에 꿈을 갖기 시작했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려면 정치를 해야겠다. 국회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이 의원은 2002년 전국 13개 지역에서 실시된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금천구에 공천을 신청했다. '노동운동가'에서 '정치인'으로 변모하는 순간이다.


[키워드2-경제민주화]


17대 국회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몸담았던 이 의원은 이후 재정경제위원회로 자리를 옮겼다. 나라를 바로 세우려면 나랏돈을 모두 쥐고 있는 재경부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신념에서다.


이 의원은 19대에서 보건복지위원회에 자리를 틀었다. '보편적 복지'가 그의 이상이다.원래 하반기엔 정무위원회로 가려고 했다. '재벌개혁'이 목표였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이던 '경제민주화'에서 '경제활성화'로 방향을 틀었다.

현 정부가 '경제활성화'로 완전히 못박은 상황에서 이 의원은 "정무위에 가도 할 게 없다"고 봤다. 그에 반해 보건복지위는 할 일이 태산이었다. 이 의원은 19대 내내 보건복지위 소속으로 있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 소회의실에서 열린 기초연금 여야정협의체 실무협의체 1차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민주당 이목희, 김용익 의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새누리당 안종범, 유재중 의원. 2014.02.09/뉴스1

 

이 의원은 당장 시급한 문제로 기초생활수급액을 꼽았다. 정부가 기초연금법을 개정하면서 '보충성의 원리'로 기초연금 대상자는 기초생활수급액을 받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기초수급대상자 중 기초연금 20만원을 받는 사람들은 기초생활수급액 20만원을 덜 받게 된 셈이다. 이 의원은 "작년 기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132만명 가운데 어르신이 38만명"이라며 "이 분들은 정말 가난하기 때문에 20만원을 공제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안은 새정치연합이 '모법(母法)에 위배되는 시행령'으로 규정했고 이 의원은 이를 시정하기 위한 개정안을 내놓은 상태다. 그는 "20만원을 공제하지 않으면 대략 드는 돈이 9000억원"이라며 "나라 예산이 357조원인데 우리나라 형편에 9000억원을 아끼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개정안은 정부·여당의 소극적인 태도로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돼있다.

 

 

"자잘한 법은 내지 않는다"는 이 의원의 19대 국회 입법 성적은 45건 대표발의 중 11건 본회의 통과로 24.4%의 통과율을 보였다. 주요 법안으로는 이른바 '사모님 방지법'과 '임원 보수 공개법' 등이 있다.

 

'사모님 방지법'은 여대생을 청부살인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형집행정지로 감옥이 아닌 병원 특실에서 초호화 생활을 누려 논란이 된 윤모씨를 계기로 발의됐다. 이 의원 법안은 형집행정지제도에 대한 신뢰도와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각 지방검찰청에 형집행정지심의위원회를 설치토록 하는 내용이다.

 

 

'임원 보수 공개법'이라 불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은 임원 보수에 대한 통제 및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임원 보수와 보수 산정 기준 및 방법으로 사업보고서에 기재토록 하는 법안으로 2013년 4월 국회 문턱을 넘었다.


[키워드3-DJ 盧統 GT]


이 의원은 진보 진영의 수장들이 단골로 찾는 참모였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 의원을 특보로 기용했었다.


DJ가 이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낸 건 1995년이다.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할 당시 DJ는 이 의원에게 창당발기인이 돼달라고 요청했다. 이 의원은 "경상도 출신의 노동운동을 한 내가 DJ 입장에선 여러모로 쓸만하지 않았겠냐"고 했다. 이 의원은 1997년 대선은 DJ로 가는 게 옳다고 판단, 발기인 제안을 수락했다. 이후 DJ는 대선 때 이 의원을 특보로 임명했다.



노 전 대통령과는 사석에서 '막말'을 주고받을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1986년 친구의 변호인이었던 노 전 대통령을 처음 본 뒤 본격적으로 연을 맺기 시작한 건 1998년 노사정위원회에서다. 국민회의 부총재였던 노 전 대통령은 부당노동행위특위 위원장을, 이 의원은 특위 간사를 맡았다. 같은 해 현대자동차 정리해고 반대 투쟁 땐 노 전 대통령이 단장을, 이 의원이 중재위원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이 의원을 특보로 기용했다. 노동운동에서 이 의원이 가진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 의원만한 사람을 구하기 힘들었을 터다.


 

이 의원이 노 전 대통령과 얼마나 가까운 사이였는진  '화장실 에피소드'에서 알 수 있다. 2006년 개각을 단행할 때 노 전 대통령은 노동부 장관에 이 의원을 낙점하지 못한 데 대해 위로 차원에서 이 의원 내외를 청와대로 초청, 저녁을 대접했다. 자리가 워낙 길어져 오랜 시간 '볼 일'을 참고 있던 이 의원은 자리가 끝나자마자 노 전 대통령을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게 하고 '볼 일'을 해결했다.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을 화장실 문 앞에 세워두고 오줌 누는 사람은 처음 봤네"라며 파안대소 했다. 이 의원은 "그 때 마누라 잔소리를 엄청 들었지"라고 기억했다.


 

이 의원은 김근태 전 의원과 노동운동의 끈으로 연결돼있다. 김 전 의원은 이 의원의 대학 직속 6년 선배이기도 하다. 노동운동에 헌신하던 김 전 의원이 이후 민주화운동으로 노선을 바꾸긴 했지만 서로의 영역에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길 바랐다고 한다. 2006년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으로 정동영 전 의장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의장직을 맡은 김 전 의원은 이 의원에게 전략기획위원장 자리를 맡겼다.


[키워드4-원내대표]


2·8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해 낙방한 이 의원이지만 그의 진짜 목표는 원내대표다. 이 의원은 지난해 5월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에서 예상보다 훨씬 많은 표를 획득한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우윤근(왼쪽부터), 이목희, 이종걸 원내대표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굳은표정으로 자리하고 있다. 2014.10.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차기 원내대표는 2017년 대선을 1년여 앞두게 되기 때문에 대선 승리라는 막중한 임무를 지게 된다. 이 의원도 "당이란 건 결국 대선을 이겨야 한다"며 "원내대표가 되면 대선 승리에 도움되는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2017년 대선의 화두는 '고용·노동문제 해결'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가 국회 내 만든 '복지노동포럼'의 캐치프레이즈는 '고용·노동문제 해결을 근본으로 하여 복지국가를 추구한다'다. 땀흘려 일하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게 복지국가로 가는 길이고 이것이 곧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이라고 이 의원은 확신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닥터지바고'에 나오는 장면을 인용했다. 조국을 위해 군에 지원해달라며 'for our country(우리의 나라를 위해)'를 외치는 차르의 군인에게 군중들은 'not for our country, but for your country(우리의 나라를 위한 게 아닌 너의 나라를 위해)'라고 되받아친다. 이 의원은 "어려운 노동자들이 보기엔 이건 '우리'나라가 아니다"라며 "이 사람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으면 복지국가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요주의!]

 

대쪽같은 모습으로 옳다 싶은 일엔 여간해선 굽히는 일이 없지만 여당과 협상하는 자리인 원내대표를 노리고 있다면 조금은 유연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평이다. 그에 앞서 3선의 벽을 넘어야 한다.  "금천은 야당세가 강한 지역"이라는게 일반적 인식인데도 18대에 낙선했던 아픔을 되짚어볼 때.

[프로필]

△1953년 경상북도 상주 △김천고·서울대 무역학 △한국노동연구소 소장 △새천년민주당 김대중 총재 특별보좌역 △노무현 대통령후보 특별보좌역 △열린우리당 전략기획위원회 위원장 △민주통합당 문재인대선후보선거대책위원회 기획본부장 △19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 △17·19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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