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여야 주고받기식 '거래형 정치' 일상화" 일침

[the300] "국회의원과 상임위는 보이지않고 여야 지도부만 보이는 형국"

정의화 국회의장/사진=뉴스1

정의화 국회의장은 3일 열린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표결에 앞서 "교섭단체 지도부에 의한 주고받기식 '거래형 정치'가 일상화돼가고 있다"며 여야가 예산과 법안통과를 연계시킨 점을 비판했다. 

정 의장은 "지금 국회는 국회의원과 상임위는 보이지 않고, 여야 정당 지도부만 보이는 형국"이라며 "교섭단체 협상 결과가 나오면 상임위와 국회의원은 그것을 추인하는 기능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정 의장의 발언 전문.

의장으로서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오늘 2016년 예산안을 천신만고 끝에 상정하여 표결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헌법에 명시된 날짜에 오늘 토론에 의해 45분 지연되었지만, 예산 심의를 마칠 수 있게 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법률에 명시된 시한대로 예산을 심의 통과시키는 전통이 굳건히 뿌리내리길 기대합니다.

하지만 국회가 민주주의의 모범으로서 기능하도록 해야 하는 의장의 입장에서 어제 오늘 벌어진 일에 대해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회는 상임위 중심으로 예산과 법안이 논의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법안과 예산을 의결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회의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독립적인 헌법 기관으로서 법안을 충실히 심의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런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금 국회는 국회의원과 상임위는 보이지 않고, 여야 정당 지도부만 보이는 형국입니다. 교섭단체 협상 결과가 나오면 상임위와 국회의원은 그것을 추인하는 기능에 머물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은 거수기가 되고, 상임위는 겉돌고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 대신 교섭단체 지도부에 의한 주고받기 식의 '거래형 정치'는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진정한 사회적 대타협이라기보다는 이익 챙기기라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재 우리 의회민주주의의 현실입니다. 자화상입니다. 저를 포함해 우리 모두가 자성하고 그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신성한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예산을 법안 통과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 일도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법률에 명시된 법사위 숙려 기간도 지켜져야 할 것입니다.

오늘 토론으로 인해 45분이 지연되어 차수변경을 했습니다마는 오늘 2016년도 예산을 법정 시한 내에 통과시키는 이 시간이 우리 모두 무거운 마음으로 '기본으로 돌아가는 국회' 대해 성찰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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