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100조원 시대, 정부 대책 믿어도 되나

[the300][국감 런치리포트-'마이너스 체크카드' 경보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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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 지난 7월 2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금융위원회에서 가계부채 종합 관리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 = 뉴스1

11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에 대해 경고음이 켜지고 있다. 가계부채의 급격한 증가는 정부·여당이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집값 상승을 부추긴 결과로, 당국과 정치권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 7월 22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완하면서 가파르게 늘어난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늦추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7·22 대책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로, 만기 일시상환보다 분할상환 위주로 개편했다.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을 1년 이내로 줄여 분할상환 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내년부터 시행할 이들 대책 외에도 담보로 제공된 집값이 대출금 밑으로 떨어지면 집만 포기하는 '유한책임대출제도'도 도입, 올해 12월부터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 

 

가계부채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취지였지만 폭증하는 가계부채 대책으로는 부족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주택 구입을 권했던 정부가 하루아침에 대출 규제로 돌아섰다는 불만을 쏟아낸다.

 

지난해 8월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를 시작으로 재건축 규제 완화, 분양가 상한제 완화 등  정부 정책은 부동산경기 부양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7·22 대책은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위해 풀어줬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한도를 건드리지 않았다. 경기를 부양시키려는 쪽과 가계부채 리스크를 제어하려는 쪽의 정책충돌로 가계부채를 바라보는 정부 내 시각이 정리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한책임대출제도' 역시 집값이 폭락할 경우 가계부채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제도는 대출자가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가 돈을 갚지 못했을 경우 책임 범위를 담보로 제공한 주택에만 한정하도록 한다. 3억원짜리 집을 담보로 2억원을 대출받았다가 집값이 폭락해 1억5000만원이 됐을 경우 경매 등으로 처분해 1억 5000만원만 갚고 나머지 대출금 5000만원은 갚지 않아도 되는 식이다.

 

유한책임대출제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국가 상당수가 채택했지만 우리나라에서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값이 폭락했을 경우 고의로 부도를 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운용에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지적이다.  

 

가계부채의 심각성은 전체 가계 대출의 40%를 차지하는 자영업자가 불어난 빚을 갚지 못하면서 증가하는 측면이 크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은 지난 4일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3년간 43% 급증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김 의원에게 제출한 '국내 은행의 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6월말 개인사업자의 대출 잔액은 222조9043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6월말(198조5096억원)보다 24조3647억원(12.3%) 늘어난 규모다. 이런 증가 추세는 같은 기간 가계부채(가계신용 기준) 증가율인 9.1%보다 높은 수준이다.

 

김 의원은 "장사는 안 되고 빚은 불어나고 자영업자는 지금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수차례 발표한 자영업자·가계부채 대책 등은 전부 실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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