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 개회식서 초저출산 언급한 까닭

[the300]"그때그때 대응하다간 미로에 빠져" 중장기 대비 역설, 현실은…

정의화 국회의장(가운데)과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 답게 살겠습니다 선포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5.9.1/뉴스1
정의화 국회의장이 초당파적 미래전략 수립 기구인 국회 미래연구원 설립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법안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 의장은 19대 마지막 정기국회이자 자신의 임기내 역점 과제로 미래연 설립을 추진해 왔다. 정기국회 후 국회가 급속도로 내년 총선모드에 진입하면 법안처리가 어려울 거란 우려도 나온다.

정 의장은 지난 1일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유독 인구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1970년에 100만 명이 태어났던 아이들이 1990년에 70만 명대로 줄어들고 2000년에 60만 명대가 되더니 2005년부터는 40만 명대로 떨어졌다"며 "2005년에 태어난 아이들이 성인이 되는 2023년이 되면 모든 게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에 따라 군대규모 유지, 대학 입학 정원, 취업 등 사회에 필요한 인력을 어떻게 충원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또 기후변화, 성장동력, 남북관계와 동북아 질서 등을 언급하며 "해오던 대로 그때그때 필요에 의해 대응하다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미로에 빠질 것"이라고 중장기 국가전략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 의장 측은 이것이 미래연 설립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3일 현재 미래연구원 설립법안 심사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우선 여야 원내지도부 교체가 잦았다. 법안은 지난해 12월 국회의장 의견제시 형태로 운영위에 제출됐다. 국회운영위원장을 맡는 여당 원내대표는 그 때부터 이날까지 이완구 전 국무총리→유승민→원유철 원내대표로 바뀌어 왔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지난 5월 원내지도부가 교체됐다. 원내대표단이 포함되는 운영위 구성이 계속 달라져온 것이다. 똑같은 법안이라도 새로운 의원들에게 다시 설명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국회의장과 여당 간 이견이 자주 노출되는 것도 주목된다. 국회의 시행령 통제권 강화를 둘러싼 국회법 개정안 논란이 대표적이다. 정 의장은 특수활동비 제도개선 소위원회 설치에 대해선 난색을 보이는 여당보다 이를 적극 추진하는 야당 손을 들어줬다. 지금의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꿔 다당제 실현이 필요하다고 했고 내년 총선에는 '국회의장 불출마'라는 관행보다는 출마한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미래연구원 설립에 대해서도 정부 입장을 고려해야 하는 여당은 정부 출연연구기관에 이미 있는 기능을 미래연에서 또 하게 되거나, 국회에 '자리'만 늘리는 것 아니냐는 고민을 하고 있다. 국회가 독자적인 싱크탱크를 갖게 되면 최근 기획재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의 예산안 논쟁에서 보는 입법부·행정부 마찰이 확대될 거란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미래연 설립법안 논의가 언제 속도를 낼지 예상하기 어렵다. 정 의장은 여야 원내지도부에 미래연 설립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면서 법안심사를 촉구할 전망이다. 

정 의장은 국회 개회사에서 "국회가 ‘생각의 힘’을 키우고 여야가 중요한 국가적 미래 과제들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합의를 이루어낼 수 있다면 그 자체로 국가와 국민의 에너지를 모아낼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관계자는 "노동개혁을 포함한 정부의 4대 개혁, 재벌개혁에 총선을 앞둔 선거제도 개편, 내년도 예산안까지 현안이 한 두개이겠느냐"며 "여야가 미래연 필요성에 공감을 한다 해도 우선순위에서 밀릴까 우려된다"고 했다.

정 의장은 한편 국회 개회사에서 20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시한이 임박한 데에 "정치개혁특위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포함한 근원적 논의가 아예 의제로 다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여야가 용기를 못 내는 이유가 정당과 국회의원들 기득권 때문이라면 국민과 더욱 멀어질 것"이라고 여야를 모두 지적했다. 또 "올해도 예산안은 헌법에 따라 12월 2일까지 반드시 처리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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