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껑충 뛴 유승민, 여권 차기주자로 도약하나

[the300]"김무성 독주체제 보완적 역할론"…일시적 현상 그칠 수도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을 인사차 방문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웃음짓고 있다. 2015.7.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청와대의 '찍어내기' 논란 속에 사퇴한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여권의 잠재적 차세대 주자에서 현실적 차기 주자로 올라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맞서는 모양새로 대중적 인지도를 급격히 높히고 '살아있는 권력'에 도전하는 미래권력의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외에 뚜렷한 대권주자가 없는 여권에서 개혁적 중도 성향 포지션을 확고히 선점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사퇴한 다음날인 9일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전날 하루동안 조사한 '여권 부문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결과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유 전 원내대표의 지지율이 16.8%로 껑충 뛰어올라 김무성 대표(19.1%)를 바싹 뒤쫓은 것을 두고 이번 사태에 대한 민심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24일 조사에서 유 전 원내대표의 지지율은 5.4%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원내대표가 국회법 개정안 논란에서 원내대표 사퇴까지 정국의 한가운데에 위치하면서 일반 국민들에게 인지도가 높아진 효과가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박 대통령이 직접 유 전 원내대표를 공격하는 듯한 대결구도가 만들어지면서 야권 지지층의 선호가 들어가있는 부분도 있다. 유 전 원내대표의 높아진 지지율이 특정 이벤트에 따른 일시적인 것일 가능성이 커 지속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말이다.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는 "대권 레이스가 시작된 것도 아니고 이번 사태가 잠잠해지면 장기적으로 가기는 힘들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다시 이 수준의 지지율로 뛰어오를 수 있는 잠룡 상태가 된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중도 성향의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는 개혁 포지션 후보가 마땅찮은 여권에서 유 전 원내대표가 차기 대권주자로 치고 나갈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이번 사태에서 여권의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굴복하는 모습을 보여 새로운 인물을 갈구하는 보수층에서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야권에서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차기 대권주자군이 비교적 두터운 데 비해 여권은 김 대표가 문재인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는 있으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다른 잠재적 후보들의 존재감이 미미한 편이다.

더구나 김 대표와 김문수 전 지사 등은 전통적 보수층을 기반으로 해 수도권·40~50대·중도 성향 유권자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오 전 시장을 이 같은 포지션으로 내세워 차기 대선까지 김 대표와 양축으로 끌고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경선과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통해 경제민주화와 복지, 사회적경제 등 중도개혁적 메시지로 여론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사퇴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독주에 맞서는 민주주의란 화두까지 던지면서 여권 내 개혁포지션을 점유하는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지적된다.

새누리당 사정에 정통한 한 당 관계자는 "유 전 원내대표를 둘러싼 이번 사태는 불안불안한 김무성 독주 체제를 종식시키고 새누리당이 차기 대선에서 전통적 보수층을 기반한 김무성과 중원 지역 공략이 가능한 유승민 '투트랙'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원내대표에 우호적인 한 새누리당 의원은 "단순히 인지도 상승에 따라 지지율이 일시적으로 뛸 수도 있지만 그 자체로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계속 환기되는 효과를 낳으면서 후속 조사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유 전 원내대표가 이 시기 동안 어떤 행보를 보일 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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